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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23년07월03일

머니S 홈페이지: - 조회 : 351

"군의원이야! 공사내놔"...의령군의원, 특정업체 계약강요 '논란'

조순종 의령군의원./사진=의령군의회 제공

경남 의령군의원의 갑질 의혹이 또 터져 나왔다.

조순종 의령군의원(무소속·65)이 의원 윤리강령 및 행동강령 조례를 무시한 채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와 관급 공사계약을 강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관련기사=본지 2022. 06. 19일자 보도 "의령군의회 전방위 수사해야...수의계약 강요 의혹 불거져">

최근 의령군의회는 공무원을 상대로 폭언, 고성, 막말 등 무분별한 '갑질' 행위를 일삼으며 공신력이 실추되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주민들로부터 공분의 대상으로 전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또 최근 지역 업체로부터 '패딩점퍼'를 선물 받은 한 의원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27일 <머니S>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8월 말쯤 초선인 조 의원은 지역구인 의령읍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가 A읍장에게 집행부가 의원 건의 사업비(포괄사업비) 명목으로 각 읍·면에 내려준 수의계약을 달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의원은 이를 거부하는 A읍장에게 "내가 누군 줄 알아! 군의원이야! 어서 공사 내놔"라며 고성과 함께 윽박을 내질렀다고 전해졌다. 또 해당 공무원이 이에 굴하지 않자 의회로 호출하는 등 '갑질' 횡포를 일삼았다.

조 의원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읍장이 자신의 요구에 굽히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자 이번에는 부읍장인 B계장을 5차례 이상 의회로 불러 계약을 종용하며 닥달했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읍민체육대회를 앞두고 회의 중인 A읍장이 의회 호출에 응하지 않자 영상통화를 통해 사실확인에 나서는 등 도를 넘어선 행위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임원들이 이같은 광경을 지켜보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지역 사회에 알려져 한때 논란이 일었다.

특히 더 가관인 것은 조 의원의 '갑질' 횡포에 우려를 나타내는 의원들이 있었는가 하면, 평소 그와 가까이 지내는 일부 동료 의원들은 해당 공무원을 불러 따끔하게 질타해 '의회 위상에 도전하는 공무원들의 기를 이참에 꺾어 놓아야 한다'며 조 의원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는 의혹도 나온다.

조 의원과 의회의 끈질긴 노력에도 수의계약 요구는 A읍장의 반발에 부딪쳐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조 의원이 읍장실에 찾아와 자신이 따온 사업이라며 특정 업체에 공사를 강요하면서 내놓으라고 읍장한테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 의원이 순순히 응하지 않는 읍장을 향해 고성을 내지르며 막무가내식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공무원은 "당시 읍장이 조 의원의 뜻에 따르지 않고 반발하면서 부읍장이 5차례 이상 의회로 불려가 혼쭐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김규찬 의장까지 나서 읍장을 호출해 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사청탁, 이권개입, 인사청탁 등 의회의 갑질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의회 갑질 때문에 공무원으로서 참담하고 자괴감이 들어 업무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라고 호소했다.

반면 외압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되는 A읍장은 공무원 신분으로서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회의 후환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조순종 의원은 <머니S>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의계약 강요에 대해 "증거가 있느냐며 쓸데없는 소리 한다"면서 "A읍장에게 공사를 달라고 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B계장을 의회로 호출한 것에 대해서는 "해당 공무원을 한번도 부른 적도 없으며, 의회 업무차 들른 그를 한번 만난 적은 있다"라고 둘러됐다.

그러면서 "초선인 의원이 행정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공사를 달라고 하겠느냐"며 "공사에 대해서는 다선 의원들한테 질의하는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당시 의령읍장을 의회로 불러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규찬 의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의령군의회는 지난해 치른 의장 선거로 생긴 앙금 여파로 의원간 서로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泥田鬪狗)에 군의원 전원에 대한 수의계약 강요 의혹이 불거져 곤혹스러운 처지다. 이에 공직사회와 지역 주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의원에 대한 수사 촉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의령군의회 의원 윤리강령에는 '직무와 관련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솔선수범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또 행동강령 조례는 공공기관 등에 군의원의 가족 채용 제한, 수의계약 체결 제한, 이권 개입 금지, 인사, 알선·청탁 금지, 사적노무 요구 금지, 직무권한 등을 행사한 부당행위 금지,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5조(부정청탁의 금지) 제1항에도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 제7호 계약 관련 법령을 위반해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계약의 당사자로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부정청탁을 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