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맡고 있는 일을 타 부서에 떠넘기고, 허위 자료를 제출해 내년도 예산 확보에 차질을 빚을 뻔한 구청 공무원 4명이 줄줄이 징계를 당했다.
부산 강서구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건축과장 박모(56) 씨를 직위 해제하고, 건축지도담당 김모(51) 씨에 대해 감봉 1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이와 함께 전 건축지도 담당자인 백모(49) 씨와 허위 자료를 제출한 건설과 배모(38) 씨에게는 훈계 조치를 내렸다.
정부는 지난 8월 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해 내년부터 5년 이상 거주 세대와 그린벨트 지정 당시부터 거주한 세대에 대해 각각 연 28만여 원, 57만여 원씩 지급하도록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했다. 부산시는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3월 그린벨트가 있는 강서구 기장군 등 5개 구·군에 이 같은 직접 지원비를 받을 세대수 등 현황을 파악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부서인 강서구 건축과는 "소관 업무가 아니다"며 건설과로 업무를 넘겨버렸고, 건설과는 부서 업무인 공사 현황만 보냈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강서구 건축과에 다시 자료를 요청했으나 박 과장 등이 이를 미뤘다. 부산시는 도시산업국장에게 직접 독촉해 지난 4월 8088세대라는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부산시는 정확한 자료 수집을 위해 지난 8~11월 사이 강서구 건축과에 두 차례 더 공문을 발송했으나 해당 부서는 또다시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부서가 아닌 건설과 직원이 제대로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1만7931세대라는 자료를 부산시에 제출했고, 부산시는 이에 따를 경우 시에 배당된 국비 80억 원 가운데 75억 원이 강서구에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시 본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공문을 건축과에 보냈다. 그 후 부산시는 강서구 부구청장에게 재차 확인을 요청했고, 지난 4일에야 자료를 제출받아 내년부터 5613세대에 지원할 국비 18억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체 감사에 나선 강서구는 지난 7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4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강인길 강서구청장은 "그린벨트 내 거주하는 주민들의 숙원이 일부 직원에 의해 물거품이 될 뻔했다"며 "연말 해이해진 기강을 세우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징계를 받은 한 직원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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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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