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공무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해 지급되는 맞춤형 복지 포인트가 20%가량 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 포인트가 오르면 그 만큼의 세금이 들어가 다른 부분의 예산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지자체 재정여건따라 차별화 불가피한데도
'형평성'들어 내년 예산에 짜맞추기 반영 의혹
시민단체 "복지 가장한 임금 올리기" 비난
29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입수한 부산시와 16개 구·군의 '2010년 맞춤형 복지 포인트(이하 복지 포인트) 예산 요구 현황'에 따르면 기장군과 강서구를 제외한 14개 구가 올해 편성액인 1인당 평균 1천200포인트에서 내년에는 1천451포인트로 20.8%가량 인상된 예산액이 마련됐다. 부산시도 올해 1천100포인트에서 내년엔 1천451포인트로 31.9% 인상된 금액이 예산에 반영됐다. 이미 많이 오른 기장군은 올해 1천500포인트보다 2.1% 오른 1천532포인트가 반영됐으며, 강서구는 1천500포인트에서 1천451포인트로 다소 떨어졌다. 1포인트는 현금 1천원에 해당한다.
복지 포인트는 지방공무원법과 공무원 후생복지규정(대통령령)에 따라 마련된 복지제도로 후생복지를 통해 공무원 사기와 근무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생명·상해보험, 의료비 보장보험 등의 기본항목과 건강관리·자기계발·여가활용 등에서 사용되는 자율항목으로 나뉜다.
광역·기초자치단체에는 복지 포인트 조례에 따라 관련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일정비율을 줄이거나 가중치를 부여해 조정할 수 있다.
이 취지라면 광역·기초자치단체마다 재정여건에 따라 포인트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 예산액을 따져보면 부산시와 일선 지자체가 복지 포인트를 서로 맞춘 의혹이 제기된다.
A구청 관계자는 "지자체 간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지난 9~10월께 담당 공무원 등이 회의를 통해 일정 부분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 포인트를 20%가량 인상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와 일선 지자체에서는 물가 인상률과 수년간 공무원 임금이 동결된 실정을 반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무원 노조 등에서 당초 요구한 인상액보다 적게 반영됐다"며 "경기침체 등으로 임금 인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복지 포인트를 다소 조정해 떨어진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뜻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를 가장한 임금 올리기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부산YMCA 황재문 시민중계실장은 "공무원이 받는 복지 포인트가 늘어난 만큼 저소득층 등 복지 소외 계층에 돌아갈 몫은 줄어드는 셈"이라며 "청년실업,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공직사회가 복지와 형평성을 빌미로 뚜렷한 근거없이 시민 혈세를 쓰는 데 대해 의회와 시민들의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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