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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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0년02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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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쇼’에 “공무원·시민 은 괴로워”

‘에너지 절약쇼’에 “공무원·시민 은 괴로워”

용인시, 에너지낭비 질타에 뒤늦은 절약대책 시행
실내온도 낮춰 업무 저하·편의시설 이용 중지

ⓒ리더 박미선 기자

용인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요새 사무실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차가운 손을 내밀기가 어려워 악수할 때마다 난감하다.

에너지절감차원에서 겨울철 실내 온도를 18℃로 정해놨지만 실제 실내 온도는 이를 훨씬 밑도는 12~14℃라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처리할라치면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워 손도 항상 꽁꽁 얼어있기 일쑤다.

A씨는 “장갑을 끼고 컴퓨터를 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18℃라는 것은 어디를 기준으로 한다는 건지, 요샌 사무실 들어오기 괴로울 지경”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처럼 에너지 사용량 최고 지자체 용인시청이 최근 에너지를 절감한다면서 무리하게 난방비 등을 줄이려다보니 일선 공무원들이 추위에 제대로 근무하지도 못하는 등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청사 에너지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지하 1층의 갤러리 조명을 끄고 에스컬레이터 가동을 중지시켰다.

시는 지난 6일 ‘청사 에너지 저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행정타운 에너지를 지난해 대비 10% 절감하고 수지문화복지타운 건립계획을 전면 재검토 한다고 밝히는 등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의 발표이후, 에너지사용량 최대 지자체의 낙인을 지우기 위해 뒤늦게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희생타는 공무원과 민원인.

이에 대한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보다는 일선 공무원들의 고통과 시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임시방편적인 대책이라는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추운 날씨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정도로 실내온도가 낮아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등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다.

공무원 A씨는 “애초 청사를 지을 때부터 에너지 사용량에 문제가 있었다면 당장은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더라도 근본 원인이 되는 시설 개보수부터 해야지, 추운 날씨에 이렇게 덜덜 떠는 환경에서 근무를 시키면 일도 제대로 안될 뿐 아니라 대민 서비스도 좋아질 수 없을 것”이라며 “어쩔 땐 사무실 보다 바깥이 더 훈훈할 지경”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시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그림 등을 전시해 놓고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던 지하 1층의 갤러리도 조명을 꺼 놓기 위해 그림을 몽땅 빼 놓은 상태다.

여권 발급을 위해 시청을 방문한 이경순(46.처인구 역삼동)씨는 “에너지를 절감하려 애쓰는 모습은 이해하지만 지금까지 펑펑 에너지를 써 놓고선 중앙정부와 언론에서 지적하자 그때서야 호들갑스럽게 절약한다며 쇼맨십을 취하듯이 해프닝을 벌이고 있어 씁쓸하다”며 “그림 조명까지 꺼 놓고 아낀 전기가 이 큰 건물에 얼마나 큰 절감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용인시 관계자는 “추운 실내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나빠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미 만들어놓은 청사의 시설 개보수를 하는 것은 불가능 하며 당분간 현재와 같은 에너지 절감 방식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청은 지난 12월 31일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가 246개 지자체청사(광역 16개, 기초단체 230개)의 2008년 에너지 사용 실태를 분석할 결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최근 한 TV 개그프로에서는 개그맨이 등장, 용인시의 에너지 사용량이 5등급이라는 점을 꼬집어 “전기 먹는 하마냐”고 풍자해 전국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박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