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시험 준비를 해왔는데 다시 심사에 대비해야 한다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행정자치부가 내년부터 지방 5급(사무관) 임용을 100% 심사승진이 가능하도록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을 추진, 전국의 자치단체와 교육청 등 관련 공무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행자부는 ‘지방직 공무원에게만 사무관 승진시험을 보도록 한 것은 헌법에 명시된 평등정신에 어긋나고 지방자치제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올 4월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의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요구에 따라 이 같은 개정안을 마련,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현재 100% 시험을 보거나 심사ㆍ시험을 50대 50으로 하도록 한 지방공무원 사무관 승진방법을 100% 심사, 또는 심사ㆍ시험 비율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일선 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는 내년부터 5급 승진자 대부분 심사를 통해 결정토록 승진제도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와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는 인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2004년부터 시험과 심사를 병행해 왔는데 2년만에 100% 심사승진이 가능토록 바꾸는 것은 혼란과 부작용을 가중시킬게 뻔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또 인사의 공정성을 위해 시험에 큰 비중을 둬 왔던 전국 대부분 교육청들도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행정예고를 통해 내년 사무관 승진자를 100% 시험으로 선발키로 한 부산교육청과 경남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 관련 공무원들은 심사제가 대세인 만큼 2007년 이후에는 심사선발 비중이 클 것으로 판단, 벌써부터 심사승진에 유리한 본청 주요 부서로 전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전면적인 심사제 실시로 인사청탁과 금품수수 등 각종 부작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부산교육청의 한 공무원은 “사무관 승진이 갑자기 심사제로 선회해 곤혹스럽다”며 “최근 시험승진 비중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많은 일선 학교 행정실 등 한직이 인기가 높았으나 내년부터는 다시 교육청 핵심부서로 대상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여 인사잡음이 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심사제 실시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부단체장이 맡고 있는 심사위원장을 외부인사에게 위촉토록 하는 등 심사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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