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6일 대검찰청 공안부(신종대 검사장)에 따르면 올 들어 6일까지 간첩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사람은 8명이다. 이는 지난 5년 동안의 연간 간첩 혐의자 기소 건수와 비교해 많은 수치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2005년 3명, 2006년 11명, 2007년 2명에 이어 현 정부 출범 후에도 2008년 2명, 지난해 2명을 기록했다.

검찰과 국정원이 올해 적발한 간첩 사건은 ‘황장엽 암살조’ 남파공작원 사건, ‘탈북자 사냥꾼’ 마약상 사건, 인터넷 채팅으로 정보 수집한 여간첩 사건, 북한에 군사기밀을 빼내 준 전직 안기부 요원 ‘흑금성’ 사건 등 4건이다.

이들 사건은 공교롭게도 모두 지난 한두 달 사이에 공개됐다. 사건 발표 시점이 6월 지방선거 전후 스폰서 검사 파문과 한명숙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시기와 겹치면서 ‘선거용’이거나 ‘정국 전환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중에는 과거 발표된 대형 사건의 간첩들과 견줘 ‘경량급’ 간첩들도 포함돼 있다. 여간첩 김모씨(36)가 입수한 기밀정보는 지하철 당직 현황이나 서울시내 대학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평가된다.

‘탈북자 사냥꾼’으로 지목된 마약상 김모씨(55)도 ‘탈북자 유인책’ ‘북한 마약 판매책’의 임무를 부여받았으나 대부분 실패한 뒤 북으로부터 용도 폐기된 경우였다. 황장엽 암살조와 같은 경우는 입국과정에서 들통나기도 했다.

올 들어 간첩사범이 증가한 것은 국정원의 대공기능이 강화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김성호 전 국정원장은 2008년 5월 대통령 업무보고 때 “간첩·보안사범 수사를 강화해 안보수사 기관 본연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역시 지난해 대검 공안부 산하에 공안 3과를 4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공안수사 인력을 전체적으로 증편했다.

일각에선 최근 간첩사건 적발 건수 급증에 대해 국정원의 기능 확대 흐름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국정원은 현재 ‘국가대테러활동에 관한 기본법’이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의 입법을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추진 중이다. 이들 법안은 국정원의 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간첩 사범은 오랜 기간에 걸쳐 첩보와 내사 기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들어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사의 특성상 그동안의 결과물이 요즘 들어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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