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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0년06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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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들 등골 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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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등골 휘겠다. 광주시 각종 행사에 솔선해 지갑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참여 권고’라는 입장이지만, 공무원들은 사실상 ‘강제 할당’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 속에 수년째 되풀이돼온 ‘동원 행정’인데, 최근엔 광주프로축구단(광주FC) 시민주 공모와 희망근로 상품권 사주기가 구설수에 올랐다.
9일 광주시·자치구 등에 따르면 최근 각급 기관에 ‘시 산하 공무원 시민주 사주기 계획’ 이라는 문서가 전달됐다. 시·자치구 전 공무원 및 공사·공단 유관기관 임직원 등 7739명의 공무원에게 광주FC 시민주 청약 참여를 독려한 것.
3억 원이 목표인데, 이는 시민 공모액 10억 원 중 30%에 달하는 규모다.
직급별로 구체적인 액수도 제시됐다. 3급 이상 20만 원(1주 5000원), 4급 15만 원, 5급 10만 원, 6급 이하 5만 원이다. 6급 이하 공무원엔 ‘자율 참여’라는 단서가 붙었다. 대상 공무원 중 4급 이상은 115명, 5급 452명, 6급 이하는 7172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지역공무원노조협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9일 성명서를 내 청약 강제 할당 중단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를 구시대적인 전시·동원·할당행정으로 규정하고,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단의 필요성을 느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지자체의 계획서와 그간의 관행으로 보면 시민들의 참여가 부진하면 전체 공무원, 관계기관을 넘어 주민자치위원회·직능사회단체에까지 할당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노조는 오는 12일 광주시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 예정인 ‘시민주 공모 청약의 날’ 행사 역시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시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는 이날 행사에서 간부급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공모 청약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시민들에게 공모가 잘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이라면서 “이는 시민을 우롱하는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이밖에 광주시의 ‘희망근로 상품권 사주기’도 공무원 동원 행정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희망근로자에게 지급될 상품권(임금의 30% 수준)을 공무원들이 대신 사주자는 운동이다. 주로 저소득층인 희망근로 참여자들이 상품권보다 현금을 선호하기 때문에 시작됐다.
광주시에 따르면 희망근로 상품권 사주기는 개인이나 단체가 각 자치구 경제정책과 ‘희망근로 상품권 사주기 창구’에 구입을 신청하고 필요한 금액을 접수하면 상품권과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 관계자는 “5월말까지 본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참여를 유도해 3000만 원 상당의 수요를 모집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자치구는 희망근로사업이 종료되는 6월말까지 공직자, 공공기관, 기업체, 사회단체, 시민 등을 대상으로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공무원들을 동원해 쉽게 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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