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훈련은 군인과 관청이 적의 침략에 대비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일 앞으로 다가올 을지훈련에 대비해 모인 담당자 교육을 통해 "전 직원이 민방위 옷을 입으라"고 전달했다.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다.
여태껏 을지훈련 참가자 중 민방위 복장을 한 공무원은 과장 이상 급에 그쳤었다. 나머지는 평소 복장으로 훈련에 임했다. 모의 연습에 지나지 않아 의복을 갖춰입기가 불필요하고 예산이 낭비된다는 지적에서다. 하지만 이번 지침에 따라 인천의 각 지자체는 전 직원의 민방위복 구입 수요를 조사하는 한편 예산 마련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옷은 한벌에 2만원이고 인천시 공무원 수는 약6천200명이다.
옷이 이미 지급된 수를 제외하고 어림잡아 1억1천800만원~1억2천만원이 구입비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약40억원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예산낭비 지적과 근시대적 발상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옷을 차려 입는다고 국방이 강화되느냐"며 "전근대적 사고로 쓸데없이 예산을 낭비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A구청 한 공무원은 "전쟁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밖에는 이같은 지침의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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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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