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소속 공무원으로 합격해 대기발령 중인 A씨는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17일까지 4주에 걸쳐 경기도 광주 노동행정연수원에서 공무원 신입교육을 이수했다. 그런데, 교육과정 중에 노동부 관련 내용과는 무관한 15분 분량의 ‘4대강 사업 홍보’ 동영상을 시청해야 했다. A씨는 “참 뻘짓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주고용지원센터에서 수습으로 일하며 대기 중인 A씨는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정부 발표대로 북한 어뢰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는 10분 분량의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동영상을 봐야 했다. A씨는 “참 웃기다”고 생각했다.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천암함 우현 프로펠러의 모습.ⓒ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의 공무원에 대한 4대강 사업 및 천안함 침몰사고 관련 홍보교육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신규 공무원들은 교육과정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만을 제기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5일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숱한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공무원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것도 모자라 천암함 침몰사고를 빌미로 전쟁을 유발하는 상황을 신규공무원들에게 교육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초 경기도 시흥시의 경우, 김윤식 시장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재검토와 국민의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시장이 부재중인 틈을 타 고위공직자들이 시흥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4대강 홍보교육을 하려고 했다가 부랴부랴 취소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공무원노조는 “이명박 정부는 6.2 지방선거를 통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며 “하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홍보교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명구 기자 jmg@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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