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행정안전부가 2010년 신규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불법·강경단체라고 교육해 물의를 빚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2010년 지방자치단체 신규공무원 교육을 하면서 공무원노조를 '불법·강경 단체'로 규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민중의소리

행안부가 실시하는 2010년 신규공무원 교육은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1일까지 1일 과정, 매회 400명 내외로 총 9회에 걸쳐 실시 중에 있다. 교육대상은 지난 2009년도 7~9급으로 채용된 지방직 공무원으로 3,690명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공무원들에게 교육과정 중에 공무원노조를 ‘불법·강경 단체’라고 교육하는 등 노조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7일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교안으로 쓰이는 행안부 발행 ‘2010년 지방자치단체 신규공무원 공직의 이해 과정’에 따르면, 교안 93쪽에서 ‘공무원단체의 변천 과정’을 설명하면서 ‘불법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01.2) -> 전국공무원노동조합(’02.3) -> 전국공무원노동조합(’07.11)-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07.7) -> 소위 전국공무원노동조합(’09.9) 등을 ‘불법·강경단체’로 규정했다. 아울러 ‘점차 합법노조화 유도’라고 명시했다.

반면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06.9) 등은 ‘합법·온건단체’로 구분해 놨다.

행정안전부가 2010년 지방자치단체 신규공무원 교육을 하면서 공무원노조를 '불법·강경 단체'로 규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민중의소리

교안 95쪽 상단 ‘불법·강경 공무원단체 활동모습’을 교육하는 대목에서는 내용이나 설명은 없고 ‘※ 별도자료를 준비하여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라고만 돼 있어 더욱 의심이 가도록 돼 있다.

교육에 참여했던 신규공무원 A씨는 “PPT 화면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라고 씌어져 있는 것을 봤다”며 “전공노에 가입한 내가 불법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가 말한 바로는 공무원노조의 활동을 ‘불법·강경 공무원단체 활동모습’으로 교육하고 있었던 것이 된다.

교안 95쪽 하단 ‘공무원노조가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원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첫번째’ 항목에서 ‘민주노총 등 민간노조의 투쟁지향, 정치이념 등 잘못된 학습’이라고 표현돼 있다. 공무원노조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등 노조 전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내용인 것이다.

이에 대해 조창형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행안부가 신규공무원들에게 공무원노조의 부정부패 척결 및 공직사회 개혁 활동은 알려주지 않고 마치 공무원노조가 불법단체인 것 마냥 편향된 시각을 심어주고 있다”며 “새내기 공무원들과 수시로 간담회를 진행해 공무원노조가 국민의 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노동조합 활동은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행안부는 공무원노조 탄압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왜 이명박 정권이 지탄을 받았는 지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법외노조라고 해서 불법단체는 아니”라며 “부당노동행위일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안부 지방공무원단체지원과 관계자는 “공무원노조는 설립신고를 포기해 불법단체로 규정돼 있다”며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등 강경한 활동을 한 부분에 대해 신규공무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한 것“이라고 말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