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보장하라!”는 구호는 이제 귀에 익숙할 것이다. 공무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더 이상 “공무원도 노동기본권의 적용대상 내지 향유주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노동자인가 아닌가

판례는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이므로, 공무원연금법,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공무원에 대하여도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지위에 선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다. 또한 공무원보수규정, 복무조례 등이 정한 공무원노동자의 노동조건은 근로기준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물론 합리적인 사유도 없다.

공무원노동자도 점심시간은 보장 받아야

지난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일제히 ‘중식시간 준수투쟁’을 전개했다. “12시부터 13시까지는 점심시간입니다”라고 씌어진 피켓을 들고, 민원실을 찾는 국민들에게 점심시간에는 민원을 받지 않는다는 홍보물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지방공무원복무조례(표준안)는 별도로 휴게시간에 대해 정하고 있지 않고, 다만 13조 2항에서 “중식시간은 12시부터 13시까지로 한다. 다만 종무시간이 13시인 경우에는 중식시간을 두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즉 조례가 정한 ‘중식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3조가 정한 휴게시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 구청의 민원실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노동자에게 중식시간에 자유롭게 휴식하지 못한다. 오히려 중식시간근무를 거부한 것은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 의무·복종의 의무 위반’이라 하여 징계처분을 받기까지 했다.

판례는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또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가 휴게시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53조를 위반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공무원노동자라 하더라도 ‘중식시간’을 온전히 보장하지 않고 근무할 것을 명령하는 것은 위법한 명령이다.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 의무·복종의 의무’는 위법한 근무명령까지 복종할 것을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한 징계처분은 마땅히 무효라 할 것이다.

휴게시간이 없으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공무원노동자의 노동시간은 결국 9시간이다. 최소한 매일 1시간, 주5시간, 월22시간의 시간외근로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중식시간근무로 인한 시간외근무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 시간외근무수당 근로기준법에 맞춰야

더 큰 문제는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액인데,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는 “시간외근무수당은 매 시간에 대하여 당해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기준호봉의 봉급액의 7할(봉급기준액)의 192(시간)분의 1의 15할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무원노동자의 임금은 봉급과 제수당으로 구성된다. 즉 공무원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시간외수당의 산출기초금액은 기본급의 7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로기준법상 할증임금의 산출기초금액은 기본급에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제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인 것에 비해 본다면 공무원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시간외수당 산출기초금액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간외근무는 노동자에게 가중된 피로와 긴장을 가져올 뿐 아니라, 일반시민으로서의 생활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시간외근무로 인한 노동자의 건강상·생활상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하여 그에 상응하는 할증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무원노동자라고 해서 달리 봐야할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

공무원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정한 제규정 및 조례를 근로기준법에 맞춰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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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godlsp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