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예정된 서울행정법원의 설립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 결과를 두고 전국공무원노조는 '기대 반 걱정 반'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자유설립주의가 법원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도 “이명박 정부하에서 노조에 우호적인 법원의 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공존한다.
양성윤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19일 “1심에서 승소한다면 설립된 노조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1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심에서 노조와 노동부 중 어느 쪽에서 승소하든지 간에 패소한 측에서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부 관계자는 패소했을 경우 항소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승소할 경우 ‘법외노조’가 아닌 ‘노조 설립을 준비 중인 노조’라고 강조하는 공무원노조 입장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1심에서 승소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는 노조설립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위원장의 조합원 자격 문제 등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시국대회 참가 등의 이유로 당선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서울 양천구청에서 해임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노위는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설립신고 문제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가서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재판에서 질 경우 해직자와 업무총괄자 관련 노동기본권 문제를 쟁점화하고, 노조설립 신고와 관련해 행정관청의 자의적인 해석을 막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노조설립신고와 노동기본권은 최근 청년유니온·건설노조·운수노조와도 연관돼 있는 사안이다.
노조는 법원의 1심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9월께 대정부교섭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법외노조’ 시절에도 지부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노조가 1심에서 승소하더라도) 설립신고서를 받지 않은 노조와는 교섭을 할 수 없다”며 “지금도 전공노만 교섭단에서 제외된다면 교섭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행안부는 전국공무원노조가 교섭단에 들어와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노조들의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편 노조는 23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상반기 사업을 평가하고 하반기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무원노조의 탄압상황을 국제적으로 알려 나가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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