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과 자녀들, 역사의 아픔 함께 나누다
위안부 피해자 수요정기시위, 역사문화탐방도 함께
할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부터라도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꼭 할머니들께서 겪으셨던 아픈 상처들을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 제가 할머니들의 친손녀가 되어서 꼭 할머니들과 함께 싸워나가겠습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시구요. 할머니 정말 정말 사랑해요.
-할머니들을 정말 사랑하는 임성하 올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7월28일 제928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 정기시위의 주관을 맡았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전현직 공무원과 자녀 400여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초중고에 다니는 참가자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준비해온 장기를 펼쳤다.
이재혁 학생은 클라리넷 연주를, 임성하 학생은 “분명 일본은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다. 공무원노조 경기본부 조합원 자녀들은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신나는 율동도 선보였다.
위안부 피해자 중 길원옥 할머니는 모처럼 수요시위 현장을 찾은 청소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열심히 살아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시는 생겨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전쟁이 나면 당하는 것은 늘 여자와 어린이들입니다. 열심히 살아서 다시는 싸움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공무원노조는 이날 수요시위를 통해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성명서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세월 민중 위에 군림하고 권력에 굴종하는 정권의 하수인이기를 거부하고, 오직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평등과 평화를 향한 정대협의 투쟁이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 총괄을 맡은 공무원노조 박은희 여성위원장은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위해 공무원노조는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는 수요시위에 이어 ‘역사의 현장, 2010 서울 문화기행’도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항일 독립투사들의 박해의 현장인 서대문 형무소역사관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삼삼오오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은 야외공원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탐방길에 나섰다.
이들은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을 둘러보며 일제치하의 암흑기를 보낸 선열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문 문화해설사들은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위해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많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공무원노조 문화기행단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벽관·독방과 일제가 독립투사의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만든 시구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역사의 현장 2010 서울기행에 나선 공무원노조 조합원과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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