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운데)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야당도 중요한 국정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총리실 직원들로부터 총리실 업무와 국회 청문회 준비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발언으로 본 현안 인식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읽는 ‘열쇳말’은 단연 ‘참신한 젊은 리더의 발탁’이다. ‘참신하다’란 수식어는 곧, 그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1998년 본격 정치에 입문한 뒤 도의원·군수·지사를 지내는 등 초고속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지역에 뿌리를 둔 탓에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그의 정치적, 정책적 견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한 발언을 통해 자신의 시각을 드러내 왔다. 그는 도지사의 임무를 ‘행정가’보다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도지사가 행정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만, 제 생각은 다르다. 도지사 일은 95%가 정치이고, 5%가 행정”이라며 “갈등을 풀어내고 투자를 유치하는 거의 모든 일이 정치”라고 말했다.

» 김태호 주요 발언

‘정치인형 도지사’로서 그는 철저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원칙을 강조했다. “경남의 최대 행정목표는 기업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고, 강성노조와 기업 규제가 없는 지역이 바로 그런 곳”이라는 말에서도 이점은 확인된다. 노조에 대해서는 강경했다. 지난해 9월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했을 때는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동당의 최대 주주이며 반정부 투쟁에 나서고 있는 민주노총에 가입한다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비판에 나섰다. 이에 앞선 지난해 3월에는 “공무원이 불법단체로 남아 사회 근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흔드는 모습을 좌시할 수 없다”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간부 3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도청 내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유화적인 태도에서 강경대응 쪽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딸기 재배사업, 평양소학교 건립 등 대북지원사업을 적극 펼쳐왔던 그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때만 해도 “이럴 때일수록 민간 채널은 있어야 한다. 특히 인도적 차원이나 관행적 교류는 상처를 입으면 안 될 것”이라며 남북 민간교류를 지지했다. 하지만 다음해 6월 경남 마산에서 열린 ‘민족통일전국대회’ 축사 땐 “좌파정권이 지난 10년 간 통일정책에 많은 노력 기울였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폭탄뿐”이라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제대로 된 통일정책이 이뤄지고 있다”는 쪽으로 입장이 선회했다. 민간교류마저 사실상 중단시킨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눈높이를 같이한 것이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이다. 그는 한반도대운하사업에 이어 4대강 사업까지 적극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 ‘4대강 사업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특히 그는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인 2008년 4월 “낙동강 살리기는 사람을 살리는 사업이자 환경을 살리는 사업이다. 역사적으로 어떠한 도전에도 늘 반대는 있었다. 정부는 눈치보지 말고 가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그 해 5월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낙동강 운하’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정부가 한반도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으로 바꾼 뒤에는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낙동강 치수사업은 당연히 계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애 기자, 창원/최상원 기자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