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청 구조조정 칼 빼들었다
3개 과 폐지 · 정원 21명 감축
만성 재정난 타개 자구책 일환
개정 조례안 입법예고문 공고
남구청도 3, 4개 동 통폐합 검토
부산 동구청이 예산 절감을 위해 기존 '과'를 통폐합하고 정원을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해 만성 재정난에 허덕이는 다른 기초자치단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구청은 3개 과를 폐지하고 공무원 정원을 21명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동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지난 6일 입법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조례 개정안에 따르면 동구청은 미래발전추진단과 재난관리과를 폐지하고 청소행정과와 환경위생과를 통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3국1실1단16과가 3국1실14과로 개편되고, 총 577명인 공무원 수도 21명 감원해 556명으로 줄이게 된다. 공무원 정원은 본청에서 17명, 보건소에서 1명, 동사무소에서 3명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원 감축은 강제로 시행하지 않고 정년 퇴직 등 자연 감소분에 대해 충원을 하지 않는 식으로 이뤄진다.
과 통폐합과 정원 감축은 고질적인 재정난을 벗어나 보려는 동구의 자구책이다. 원도심이었던 탓에 인구가 많았던 시절에 맞춰 비대한 조직을 줄어든 현재 인구에 맞게 재정비해 앞으로 30억~50억 원까지 예산 절감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박한재 동구청장은 "동구의 인구는 수영구나 영도구보다 적은 반면 공무원 수는 이들 지자체보다 더 많다"며 "16개 구·군 중 가장 열악한 재정 사정을 감안해 불필요한 계와 과를 앞으로 과감하게 통폐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구청 직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가 통폐합되면 과장(사무관)과 담당(6급) 자리가 감소해 그만큼 승진 자리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동구청 직원은 "공무원들에게 최대 인센티브는 승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5급 과장 자리가 3개 줄어들고 그에 따라 6급도 네 자리나 줄어드는 것은 큰 문제"라며 "직원들이 내색은 안 해도 사기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동구청은 다음달 8일 열리는 구의회에서 조례가 통과하면 오는 10월부터 과 통폐합과 정원 감축안을 시행하되, 청소행정과와 환경위생과 통합은 내년 1월 1일부터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동구의 이 같은 구조조정 추진에 대해 부산지역 다른 구·군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직 군살 빼기를 통하지 않고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일선 구·군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 S구청의 A 과장은 "부산지역의 일선 지자체 가운데 상당수가 과 통폐합, 정원 감축 등 최악의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신청사 건립 등으로 현재 119억 원의 빚을 안고 있는 남구도 전체 19개 동 중 3, 4개 동을 통폐합하는 등 공무원 수를 줄여 인건비를 최대한 아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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