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딸 채용비리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자진사퇴에도 불구하고 채용비리 문제는 사그라들지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이 공직자 채용비리에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유 장관 딸 채용특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직사회의 채용 관습에 대한 제보와 불만성 글이 폭주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특별채용 제도의 투명성에 관한 토론이 가장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 ‘나두야간다’는 “5급 뿐만 아닙니다. 고위직부터 최하위직까지 공무원 계약직의 태반은 이미 내정됐다고 보면 됩니다. 심지어 공고문도 내정자에게 유리하게 조정합니다. 들러리인지도 모르고 응시하는 사람들이 불쌍합니다”라고 공무원 특채실태를 폭로했다.

‘자수성차’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외교부의 특별채용 논란은 유명환 장관만의 문제라 보기는 어렵다. 그 동안 공직사회에서 관행 내지 암묵적 동의가 있지 않다면 유 장관이 저럴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며 “5급 특별채용에 관해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전 국가기관으로 확대하여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

전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pchom는 “지금 모 부처는 신규 채용을 2년째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이게 조직인가. 계약직으로 수 백명 뽑아놓고 시험도 안 보고 간단한 형식적인 면접을 거쳐 일반직으로 전환시켜 주고 말이다. 이러니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공시족만 억울하고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개했다.

이어 “행안부는 당장 고시제도 폐지에 앞서 중앙부처 지방부처 할 것 없이 특채 권한을 전부 환원해서 독립적인 인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총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번져가자 행정안전부는 5일 오후, 5급 공무원 채용 제도 개선안에 대한 해명글을 내놨다. 누리꾼들이 우려하는 채용제도의 공정성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각 기관별로 운영하는 공무원 채용 제도, 특히 특채제도를 각 부처의 수요를 받아 일괄 공고, 선발 절차를 거침으로써 채용의 전 과정이 국민에게 공개되는 등 현행보다 공정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며 오는 10일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추진위원회’에서 각계에서 제기한 쟁점을 검토해 16일 대국민 공개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해명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아무리 좋은 제도를 내놔도 결국 고위직들의 의식하는 도덕성의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16일 토론회 이후 제도적 보완책이 나오더라도 고위직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실망과 공직사회의 채용 과정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혜미 기자 /ha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