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일선 구청의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자치구 재원조정교부금의 상당 부분을 일방적으로 삭감키로 해 각 구청의 재정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재정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구청별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상당 부분이 중단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구청별로 배정되어 있던 교부금 중 50억원 상당을 삭감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일선 구·군청에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등록세율이 인하되는 바람에 취·등록세 수입이 올해 목표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라며 "이 때문에 부득이하게 구청별로 이미 배정되어 있던 교부금의 일부를 삭감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공문에 따르면 북구의 경우 올해 전체 교부금 377억여원 중 54억7천만원이 삭감됐고 서구는 369억여원 중 50억3천만원,사하구는 326억여원 중 46억5천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이런 사정은 다른 구청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금액은 구청별로 올 한 해 전체 예산의 약 5%에 불과한 것이지만 사회복지비·인건비 등 경상비용을 제하고 실제 구청 자체적으로 운용가능한 자금이 100억원 정도임을 고려할 때 그 절반에 가까운 것이다. 특히 연말을 석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이미 자체 예산으로 편성돼 활용되고 있는 금액을 일방적으로 삭감한 터라 각 구청에서는 삭감된 만큼의 금액을 보전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구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은 중단될 위기에 놓였고 일부 구청에서는 공무원 연가보상비 및 시간외수당까지 줄여 부족분을 메우는 방안마저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북구청의 경우 오는 10월 착공 예정이던 구포2동의 길이 150m의 도로개설과 화명1동 화명2지구 제척지 내 길이 50m 도로개설 등 각종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더구나 일부 구청의 공무원노조에서는 구청의 수당축소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이후 공무원 내부 갈등의 우려마저 일고 있다. 공무원노조 사하지부는 지난 23일 구청장에게 공식서한을 전달해 "수당 축소는 절대 불가"라며 "이를 어길 경우 부산지역 노조지부들과 연대해 대응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부산시의 올해 당초 취·등록세 징수 목표액은 취득세 3천428 억원과 등록세 4천373억원 등 모두 7천801억원이다.
이 중 8월 말 현재 거둬들인 세금은 취득세 2천486억원,등록세 2천528 억원 등 모두 5천14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는 당초 8월 말 목표액이던 취득세 2천826억원,등록세 2천904억원 등 5천730억원에 비해 700억여원이나 부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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