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도 503 방공포 11분초에서 군생활 할때의 이야기다
군에 갔다 온 사람이면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옛날 그때 그시절의 추억을 한번 더듬어 보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절이고 손목시계 또한 귀한 시절 이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분초는 분대장, 사수, 부사수, 탄약수, 운전병 이렇게 5명이 보통 근무를 한다
그래서 불침번은 없고 보초를 서다가 시간이 되면 순서에 의하여 근무자가 직접 뒷 번호 보초를 깨우는데...
순서대로 하다보니 나는 항상 제일 졸병인 운전병으로 고참 사수를 깨워 보초를 세워야 하는데
문제는 고참이다 원래 근무 10분전에 깨우도록 되어 있는데 정 시간에 나오지를 않는다
아무리 깨워도 보통 30분이 지나야 어설렁 어설렁 보초 교대를 해준다
그렇다고 분대장에게 이야기할 사안도 못되고....
당시에는 보통 두 시간을 근무하는데 정말로 지겹다 더군다나 나의 시간이 아니고
고참이 30분이 늦게 나오면 두 시간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만큼 남의 근무시간은 자기근무 시간보다 몇 백배 더 힘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꽤를 내었다 10분전에 깨워야 하지만 난 30분전에 깨웠다
그러면 어설렁 어설렁 어느정도 시간이 맞았다 그래서 매일 그렇게 했다
그런데 하루는 아뿔싸! 아직 교대시간 20분이 남았는데 고참이 나오고 있었다
정신이 아찔했다 잘못하다가는 또 다시 난리가 날판이다
난 하얗게 질리고 당황을 했다 그런데 퍼득 스치는 굳 아이디어 !!
그래! 시계를 거꾸로 20분을 돌리는거야 동작은 민첩했다
그리고 능청스럽게 시계를 건네고 교대를 했다
이튿날 낮 근무 시간에 다시 앞으로 20분을 돌리면서 역시 난 머리가 좋아 ...ㅎㅎㅎ
하루는 근무시간에 잠깐 졸다가 교대를 위해 내부반에 들어 갔는데 아뿔싸 고참이 자리에 없었다
할 수 없이 전 분대원을 깨워 고참을 찾았는데
그런데 아니 바로 보초를 서고 있는 뒤쪽 30m 지점 나무밑에서 모포를 뒤집어 써고
쪼그리고 누워 잠을 자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만약 내가 졸지 않고 근무를 했다면
분명 암구호를 묻고 대답을 못했으면 총으로 빵빵하고 방아쇠를 당겼을 텐데...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는 실탄을 장전하고 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그 고참도 그러한 일은 자기도 처음이라며 황당해 했고 우리는 고참을 몽유병 환자라고 놀리기도 했다
그런데 근무를 서고 있는데 갑자기 옆자리에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는데
삐라 놓여 있으면 또 한번 깜짝 놀란다 당시에는 북한의 삐라가 우리 남한쪽으로
대량으로 살포를 하였기 때문에 보초를 서고 있는 바로 옆으로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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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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