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청, 공유재산 매각대금 편법사용 논란
재산조성 안하고 일반회계 세입조치.."정치적 이해관계" 지적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북구청이 구 소유의 아파트 매각대금 수십억원을 조례에서 정한 대로 사용하지 않고 일반회계에 넣어 편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북구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 산업체 여성 노동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덕천동에 세운 덕천복지아파트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판 공유재산 매각대금 40억5천300여만원(은행이자 포함)을 2년여가 지난 올해 추경예산에 포함해 일반회계 잉여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북구청이 '공유재산을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을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재산조성비에 충당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북구 조례와 달리 예산 부족을 이유로 매각대금을 새로운 재산 구입에 사용하지 않고 일반회계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구의회 일부의원은 공유재산을 매각해 조례에 명시한 대로 같은 규모 이상의 재산을 사들이지는 못할망정 그 대금을 일반회계에 넣어 사용한 것은 엄연한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부구청장, 국장, 과장으로 구성된 구조정위원회를 열어 지난 2009년 12월 임시회에 매각대금 40여억원을 만덕동에 북구주민건강센터를 건립하는 안을 상정했지만, 구의회는 "국.시비 사업에 왜 공유재산 매각대금을 사용하느냐."라며 반대해 부결됐고 더이상 합당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결국 일반회계에 편입시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구청이 지난 2004년 토지개발공사로부터 매입계약을 맺은 화명동 신청사부지(1만8천950㎡) 대금 134억2천여만원에 대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벌써 4년째 납부유예를 요청한 상황에서 공유재산 매각대금을 일반회계에 편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선주 구의원은 "공유재산 매각대금을 신청사부지 매입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재산조성비라는 조례 취지에도 맞을 뿐 아니라 지지부진한 신청사 이전 사업의 물꼬를 트는 일이었다."라며 "하지만 신청사 이전에 대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구청 내외부의 알력 때문에 매각대금이 결국 엉뚱한 곳에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청의 한 공무원은 "금곡.화명동의 주민들은 신청사 이전에 찬성, 덕천.구포동의 주민들은 반대입장이며 주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구의원 등의 정치세력 역시 의견이 나눠져 신청사 이전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집행부 역시 내년 예산안에 상정된 신청사 부지 매입예산조차 삭감해버려 소신없이 눈치만 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북구청은 내년 8월부터 연 2회씩 5년간 신청사 부지 매입비용 134억2천500여만원을 갚아야하며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연 15% 이자에 해당하는 15억원 가량의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하지만 내년 예산에도 부지매입 예산은 책정되지 않은 상태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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