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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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11월09일

한순간 홈페이지: - 조회 : 345

구조조정은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구조조정은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성과상여금제, 연봉제, 팀제, 총액인건비제, 자치경찰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공직사회에 ‘혁신’을 가장하여 도입되고 있는 여러 가지 노동통제 제도들이다. 지부에서 조합원 교육을 통해서 이것들이 뭔가 ‘안좋은’ 것들이란 건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정부에서 시키는 ‘뭔가 안좋은’ 것들을 특별권력관계라는 이유로,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아무 생각없이(아니면 궁시렁대기는 해도 결국에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왔다.

좀 불공평하다 싶어도 윗사람 부탁이면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주고 혹시나 못 들어주면 불이익 받을까봐 노심초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특별권력관계도 더이상 없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한다고 해서 보호해주고 돌봐주는 특별권력관계가 아니라 열심히 공정하게 일하고 일한 만큼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근무고용관계로 바뀌었다.(여기서 일한 만큼 급여를 안주는 것은 높은 놈들 탓이지 국민들 탓이 아니다.) 구조조정도 합법화되었다 . 다음 해에 예산배정없고 자리없으면 그게 바로 구조조정이다.

그럼 그들이 말하는 구조조정의 근거는 무엇인가?

공무원들이 능력이 없고 일을 안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을 더 많이 못하겠으면 돈을 적게 받든지, 그것도 못하겠으면 나가라는 것이다. 성과계약제(자신의 목표치를 계약하는 것. 달성하면 다음해에 더 높은 목표치를 달성해야함. 달성 못하면? 상상에 맡김.)를 통해서 업무강도를 점점 높이고, 여기에 등급을 매겨 못 따라오는 사람은 급여를 줄이고(성과연봉제), 최종적으로는 퇴출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는 무능력하고 게으른가? 우리에게 신자유주의, 신공공관리론을 들이밀고 있는 미국조차도 공무원 1인당 인구수는 13.3명이고 가까운 일본도 1인당 28.9명이다. 그럼 한국의 공무원은 무려 54.9명이다. 업무강도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게으를래야 게으를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무능력하고 게으르다는 말은 보수언론에서 만들어낸 조작된 이미지이고 우리와 국민들을 이간질시키기 위한 것이지, 진실은 아니다. (그 말이 먹히는 이유는 국민들이 우리 공무원들에게 불만이 있어서 그런 것인데 그 불만의 요체를 잘 살펴보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난 시절 공무원들이 국민들에게 군림하려 했던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팀제, 탄력근무제, 베스트상, 성과금, 자치경찰제, 혁신 마일리지 등 각종 혁신관련 제도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하는가?

언뜻 보기에는 일 안하고 무능력한 공무원들 열심히 일하게 하는 ‘좋은’ 제도인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자.

시간외수당 등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탄력근무제이고,
결코 강요하거나 경쟁할 성질이 아닌 것들(친절, 스마일 등)을 인센티브를 통해 강요하는 것이 베스트상이며,
연봉제의 기초가 되고 돈으로 노동자들을 줄세우려는 것이 성과금이다.
다른 것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공직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가장하여 공무원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나아가 직업공무원제를 폐기하여 공직사회를 자본의 논리, 시장의 논리, 이윤과 효율의 논리, 성과와 성장의 논리에 맡기려는 목적의 제도이다.

구조조정은어느 한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조작된 이데올로기를 통해, 각종 제도들을 통해 기반을 다지고 난 후에야 온다. 구조조정이 시작인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각종 노동통제 제도의 시행이 시작인 것이며 구조조정은 그 마지막 단계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준비단계인 지금부터 이런 것들에 날을 세워야 한다. 인센티브를 무기로 이러한 제도들을 강요하는 행자부를 규탄하고, 지방자치시대에 자기 주관도 없이 행자부에서 하란다거나 돈 없다는 핑계로, 또는 조작된 이데올로기를 앞세워서, 직원들의 생사가 달린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구청도 비판해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과감한 행동에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