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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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11월11일

8급 홈페이지: - 조회 : 345

나는 자랑스런 말단 공무원이다

나는 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존중받을 자격있는 자랑스런 말단 공무원이다....!

9급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힘들었다. 누굴 만나도 자랑스럽지가 못했고, 하는일도 단순해서 근무하기도 싫었다. 나를 존중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져 난 있으나 없으나 마나한 존재라는 사실에 결딜수 없었다. 그런 고통스러운 현실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 7급공채를 준비해야지 혹은 법무사를 준비해야지 하면서 공부를 시작하면 스스로가 흐뭇하고 그랬다.

나는 현실의 고통을 미래의 희망을 생각하며 망각하려고 노력했고 뭐 그럭저럭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공무원을 시작한지도 13년이 되었지만 난 이제 겨우 8급이며 현실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던 나의 희망은 글자 그대로 희망이였을 뿐 나는 나의 자존심을 13년동안 지키지 못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결국 나는 망각속에서 살면서 나 자신의 현위치를 애써 지워버리고 무기력한 날들을 보냈던 것이며, 부당한 일이 생겨도 고개를 치켜들기 보다는 나의 미래를 꿈꾸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살면서 그것이 올바른 삶이라 믿었던 것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한다. 꿈을 위해 저항을 포기하는 것은 내일을 지키지 못하는 것임을 알아버린 것이다. 나의 소박한 꿈은 권력이 사용하는 동일화 전략에 함몰된 무능의 다른 이름이였던 것이다.

노동자인 내가 권력의 논리를 따르며 권력이 되고 싶어서 권력을 이해하면서 하루하루 고통스러웠던 현실의 고통을 망각하며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비참한 하위직이라고 정의하면서 살았으며,
인간의 존엄은 내가 고위직이 되어야지만 존엄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존엄의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스스로를 믿고 노동의 가치가 최고 가치임을 증대시켜서 존엄은 지위를 독점하고 있는 인간들이 말하는 고위직 그리고 출세한 인간이 아니라 노동자 특히 소수자를 말하는 것으로 바꿔서, 노동자 한사람 한사람의 그다른 모습을 그 모습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투쟁하는 방법으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 말단 노동자의 내모습 그대로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내 마음속에서 망각의 형태로 강요된 무능력에서 우선 벗어나고,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살겠다는 굴종을 없애고, 무조건 따르는 순응을 없애고 무관심을 없애버리기로 했다.

이제는 뭐 그냥 살면서 조금 차별받아도 가끔 억울해도 한잔술로 망각하고 근무하는 것을 충분한 삶이라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함께 투쟁하여 차별과 억울을 없애버리고,
나보다 형편이 조금 못하거나 조금 괜챦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로 했다. 착취자와 지배자를 철저히 배제하고 반전등으로 저항하는 노동자와 연대하는 것이 바로 존엄성을 지키는 투쟁인 것이다.

나는 이제 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랑스런 말단 공무원이다. 동지가 옆에있고 같은 말단에서 시작한 선배동지가 옆에있다.

아는 것은 없지만 글을쓰고 투쟁하는 이유는 내옆에는 나와 같은 처지의 동지들이 많이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함께 불평하고, 연구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질문하고 하면서 성공한 전문가들에 저항하며 투쟁한다. 내 주변의 동료들은 업무도 나와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나와 다르지만 그러나 그 동료들의 힘으로 투쟁하기에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며 동지인 것이다.

믿음의 건방짐과 반역의 불온함을 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