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현행 공무원연금법에 의하면, 공무원의 공무상 부상·질병·폐질·사망에 대해서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행정주체가 되어 단기 및 장기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상 보상기준이 일반 노동자에 비해서 불리한 경우도 많고 그 지급 기준도 매우 불확정한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공무원연금법 제62조(고의 중과실에 의한 급여의 제한) 규정 및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제15조(중과실 적용) 규정 및 이의 적용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이 산재를 당하면

즉, 공무원연금법 제62조에 의하면 “중대한 과실에 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요양에 관한 지시에 불응함으로써 질병·부상·폐질을 발생하게 하거나, 사망하거나 또는 그 질병·부상·폐질의 정도를 악화하게 하거나, 그 회복을 방해한 경우” 급여의 전액 또는 일부를 제한 지급할 수 있으며, 시행규칙 제15조는 중과실의 사유로 “1. 공무수행 중 또는 공무에 준하는 행위 중 불가피한 사유 없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각호의 규정을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2. 공무수행 중 또는 공무에 준하는 행위 중 불가피한 사유 없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음주 또는 안전수칙의 현저한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3. 공무수행에 따른 과로와 부주의한 음식물 섭취, 개선이 필요한 생활습관이 경합되거나 기타 요양에 관한 지시 등의 위반으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악화된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최근 철도청에 근무 중 상당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이 찾아와 “가결 중과실 처분”을 받았다고 이의 부당함을 상담한 바 있다. 당해 망 노동자의 경우 지속적인 교대제근무, 지휘·감독의 책임, 상당한 업무부담, 돌발적인 업무 등 일반 과로사의 전형적인 경우였다. 다만, 당해 노동자의 경우 2003년 건강검진 문진표상 적지 않은 음주를 하였던 점(실제로 확인해 보니 일주일에 소주 한 병)과 사망 전날 음주를 한 사실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확인되어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되어,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53조 (중과실등에 의한 급여의 감액) 규정에 의거 통상적인 유족보상금(사망당시 보수월액×36)의 반액만을 지급받게 된 것이다.

다른 사안(서울행정법원 2005. 8. 18. 선고. 2005구합16536)에서 “교통행정과 기능직 9급 공무원이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를 하던 중 주차금지구역에 주차하려던 운전자와 언쟁을 벌이다가 운전자로부터 멱살을 흔들린 후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어 급성뇌경색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망인이 평소 고도한 흡연을 한 생활습관을 사유로 중과실 처분을 한 사안에서 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배척하고 흡연 사실을 중과실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 자의적 판단의 문제점

대법원은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및 같은 법시행령 제53조에 규정상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조금만 주의를 하였더라면 사고의 발생을 미리 인식하여 이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현저히 주의를 태만하였기 때문에 사고의 발생을 인식할 수 없었거나 이를 방지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공무원연금법의 취지나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같은 법 제62조 제3항 제1호소정의 "중대한 과실"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누716 판결,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누13632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위 두 사례에 있어 적용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 제15조 제3호 규정은 상위법령을 보충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으로서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서울행법 2001. 12. 13. 선고 2001구8352 판결 참조)고 볼 수 있다.

결국, 평소 건강검진결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정상(A)판정을 받았고, 단지 음주와 흡연한 사실이 기재된 건강검진문진표만을 근거로 “중과실 적용” 처분을 하였던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및 심사청구시 처리기관인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의 판단은 모두 정당한 처분이라 할 수 없다. 향후 이러한 중과실 처분의 실례뿐만 아닌 공무원연금공단의 행정적 실무처리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고, 이는 공무원노조가 그 1차적인 책임을 맡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상담문의 : 민주노총 법률원 02)2635-0419, http://www.nodong.org

권동희 nod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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