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장관 그렇게도 자신없나"
KBS 토론프로 녹화 앞두고 "출연 못하겠다"…노동부 "편견있다"
김상만 기자 hermes@mediatoday.co.kr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 <일요진단> 출연을 번복했다. 이번 방송출연은 노동부가 KBS에 먼저 제의했다. 김 장관은 녹화 하루를 앞두고 출연을 번복했다.
김 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방송녹화 하루를 앞둔 17일 돌연 출연을 취소했다. 이날 방송은 김 장관이 최근 확정된 '노사관계 로드맵'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김 장관의 갑작스러운 출연번복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요진단> 제작진은 APEC 시기와 맞물려 노동문제를 다루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김 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1:1토론을 제안했다. 김 장관은 제작진의 제안을 수락하고 18일 녹화를 하는 것까지 합의했다. 처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한국노총도 노동문제를 공중파에서 토론할 수 있다는 의미를 높게 평가, KBS의 섭외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녹화하루 전인 17일 노동부가 갑작스럽게 출연을 취소하면서 제작진은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하느라 고역을 치렀고, 한국노총도 17일 성명을 통해 약속을 어긴 노동부와 김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장관이 돌연 출연을 번복한 이유는 간부들이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노동부에 감정이 안 좋아 토론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김 장관에게 피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진단>의 사회자 박선규 기자는 "사회자가 중간에서 잘 정리하겠다. 우려하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결국 출연을 취소했다"며 "장관의 입장인지 직접 듣고 싶다고 하자 통화는 어렵고 같은 얘기만 들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노동부는 토론에 경총 대표를 포함시키면 참석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제작진은 2:1 토론으로 변질될 우려와 논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문제를 들어 이 제안을 거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KBS가 경총 대표 출연에 난색을 표명하자 "KBS가 편견갖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 <김대환 장관, 그렇게도 자신이 없으신가>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하자고 언론에 떠들고 다니다가 한국노총이 고심 끝에 토론을 수용하자 제 맘대로 '나중에 생각해보니 안되겠다'며 태도를 바꾸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이것은 단순한 약속위반이나 방송사고가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들을 깔보고 우롱한 중대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홍보관리관 종현옥 국장은 "노사간 첨예한 사안이 걸려있기 때문에 경총 대표를 포함시켜 3자 토론으로 하자고 제안했는데 제작진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출연번복이 아니다"라며 "경총 대표를 포함시킨다면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9월에도 MBC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생방송 직전에 질문내용이 조율되지 않자 인터뷰를 취소한 전력이 있다.
입력 : 2005년 11월 17일 16:41:58 / 수정 : 2005년 11월 18일 09: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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