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24일 화요일. 초여름 날씨를 보일거라는 오늘 아침 일기예보에서 기상캐스터의 말대로 하룻밤 사이에 날이 많이 더워졌다. 시내버스의 에어컨 바람도 어색하지가 않다. 반값 등록금을 위한 일인시위 32일째인 오늘은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양성윤 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양성윤 위원장은 더운 날씨에도 시선을 정면에 고정시킨 채 곧고 안정된 자세로 ‘반값 등록금 될때까지!’라는 판넬을 들고 서있다.

어떻게 해서 반값 등록금 일인시위에 동참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양성윤 위원장은 “아마 청년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자식이 있는 학부모들은 날로 치솟는 물가뿐만 아니라 정말 걱정되는 등록금의 문제에 대해 한숨을 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무원 노동자들도 예외일 수 없다, 공무원 노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힘을 실어야겠다,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인시위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여당에서도 반값 등록금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마치 표를 의식해서 그런거 아닌가라는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이 있지만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등록금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 해나간다면 환영할 일이다”라고 대답했다. 덧붙여 양성윤 위원장은 “청년 학생들이 이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나설때 만이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된 힘을 강조했다.

올해로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인 두 자녀가 있다는 양성윤 위원장은 아이들에게 “’오늘 아빠 반값등록금 일인시위 나가는데 반드시 등록금 반값으로 시행하게 만들겠다!’ 라고 약속하고 왔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에서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다. 술 냄새 나는 양복차림으로 빵 봉지를 오른손에 들고 들어와 미소 지으면서 우리남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던 아버지. 내 기억에 아빠와의 약속은 언제나 지켜졌던 것같다.

큰 목소리로 “반드시 반값등록금 쟁취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인터뷰를 마친 양성윤 위원장에게서 나는 이 나라의 대학생으로서 많은 격려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갑작스런 이 더위는 동해상에서 불어온 차고 습한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온도가 올라가는 푄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30여 일째 계속 되어오고 있는 이 반값등록금 일인시위가 높은 산을 넘어 뜨거운 바람으로 불어오는 듯한 초여름이다.

여민희/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