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지난해 12월 전남지역에 내린 폭설 피해액이 2일 현재 2천58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구랍 29일에는 피해지역 농민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특별재난지역 선포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연일 제설 작업을 하고 폭설 피해 복구 현장을 누비던 읍.면 공무원들은 또다른 시련을 겪고 있다.
피해 농가에 대한 피해 조사를 오는 4일까지 마치라는 도청의 지시가 내려졌다.
당초 6일이던 날짜가 이틀이나 앞당겨 졌다.
그 바람에 지난해 마지막 주말과 올해 첫 휴일까지 반납하고 피해 농가를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고 피해 정도를 조사했다.
하지만 50cm라는 기록적인 눈은 그렇게 쉽게 녹지 않았다.
산간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다 보면 몇 농가를 돌지도 못했는데 하루 해가 지고 만다.
그럼에도 기한내 피해 조사를 마쳐야 하니 난감한 지경이다.
줄자로 정확히 피해 규모를 측정해야 하지만 접근이 어려운 곳은 멀리서 대충 사진만 찍고 돌아올 수 밖에 없다.
피해 조사를 다니는 공무원들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재해법에 30평(99㎡) 미만은 하우스로 간주하지 않다 보니 소규모로 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막상 피해를 보고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0평에 조금 못 미쳐도 어지간하면 30평으로 간주해 피해 규모를 산정해 주는 공무원들도 있다.
전남 모 군청 A(43)공무원은 "피해 현장 상황이 지역마다, 마을마다 서로 다른데 피해 조사를 촉박하게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로 모르는 처지도 아닌데 29평 피해가 났다고 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애로점을 하소연했다.
문제는 보상금이 지급된 이후다.
피해 조사 나선 공무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또는 지역에 따라 같은 규모의 피해를 봤는데도 어느 농민은 보상을 받고 어느 농민은 한푼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남 모 군청 공무원 B(35)씨는 "피해 조사를 다니다 보니 돈이 없어 소규모 비닐하우스를 가진 농민들은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될 형편이었다"면서 "돈이 많아 대규모 시설 하우스를 한 농민과 비교해 체감 피해 정도는 같은데 누구는 피해가 커 보상을 해 주고 누구는 피해가 적어 보상에서 제외된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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