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추석이 지났지만 30℃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가을의 한복판에 초고온의 폭염이 나타나는 `인디언써머(Indian summer)`가 이어지면서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는 등 이상현상도 목격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중부에서 변질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이번 달 들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맑고 건조한 날씨가 나타났다. 15일에도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낮 기온이 평년대비 3~4℃ 높은 30.6℃를 기록했고, 낮 12시를 기준으로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경상남도 일부지역, 대구광역시 등에선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16일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상청은 16일 지방을 중심으로 낮 최고 기온이 27~3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10월에도 나타났다. 2006년 10월에는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낮 기온이 높게 형성돼 평균 최고기온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25.3℃에 이르렀다. 2008년 10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균 최고기온이 24.3℃를 기록했다.
가을 날씨가 이례적으로 더울 경우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가을 옷이 잘 팔리지 않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올 여름에는 특히 오랜기간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전체적으로 모기 개체 수가 많이 줄었지만, 최근 화창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뒤늦게 모기가 출현해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의류업계에선 가을 점퍼 등의 겉옷 판매가 감소한 반면 블라우스나 스커트류 등의 철지난 여름상품 판매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점퍼나 트렌치코트 등의 아우터류 판매는 브랜드별로 전년동기 대비 10~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더위는 얼마 못가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강원도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린 뒤 기온이 점차 낮아져 다음 주 정도면 쌀쌀한 기운을 느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회철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아침 기온이 17℃, 낮 기온은 20℃ 조금 넘는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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