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1번 천정아여성부위원장 후보 선대본]
천정아동지의 여성사랑의 마음을 담았던 공무원노조 기관지 30호(2005. 4.19 화)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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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 이야기을 아시나요
- 천정아
우리는 누구나 어릴 적 몇 번씩은 백설공주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못된 계모왕비 마녀의 모함에 백설처럼 고은 백설공주를 살해하려고 갖은 요술을 부리나 일곱난쟁이들의 도움으로 멋진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
그럼 혹시 흑설공주 이야기는 아세요 아주 먼 옛날 피부가 눈처럼 하얗고 머릿결이 칠흑처럼 검은 흑설공주를 권력의 눈이 먼 헌터경으로부터 신비한 마법을 가진 새엄마 왕비가 일곱난쟁이들에게 부탁해서 도와주고 이름처럼 매력이 넘치는 차밍왕자를 만나 흑설공주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를 말이예요 물론 왕비와 공주의 관계는 엄마와 딸의 관계지요
우연히 바바라 G 워커의 “흑설공주 이야기”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주변에 얼마나 모순된 관계가 많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거의 모든 동화책에는 새엄마는 다 나쁜 사람으로 묘사되고 여성은 여성이 더 학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여성폄하가 심한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직장협의회 시절 시측과 협의를 하는데 안건중에 임산부 여직원들의 휴일 당직근무폐지를 안건으로 제시했다. 근거로 근로기준법 제63조와 제68조 “사용자는 임신중이거나 산후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여성과 18세 미만자를 도덕상 또는 보건상 유해ㆍ위험한 사업에 사용하지 못한다” 와 “사용자는 임산부와 18세 미만자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사이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한다”을 제시했은데 시측과의 협의 끝에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어느 분이 하시는 말씀이 “그럼 다 좋은데 임신중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것이다. 산부인과 진단서를 총무과로 통보해야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임산부 여직원이 임신했다고 직원들에게 얘기하는 것이 거짓일지도 모르니 병원진단서를 붙이라니 그럼 어떻게 여직원들을 믿고 그동안 일처리를 했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 협의에 나온 분만의 생각이라고 치부해버리자니 너무나 속상하다.
70년대중반 생리휴가를 얻기 위해 산부인과병원 진단서대신 생리중인 자신의 몸을 벗어보였던 여성노동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마 30년이 다 지나도록 바뀌지 않은 여성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라면 나만의 자조일까?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일하고 근무시간 중에 최선을 다하고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충실하려는 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란 말인가?
얼마전 국무총리의 말 한마디에 자녀을 갖은 여직원들이 새벽녘 보육시설을 찾아봐야했고 이제는 생리휴가을 무급화하겠다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우리 여성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으니 단 한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로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일깨우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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