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을 위해 공무원 450명이 사찰로부터 가짜 기부금영수증을 발급받았던 사실이 세무당국의 고발로 검찰에 의해 파악됐다.
그런데 이들의 신분은 행정직뿐만 아니라 경찰과 세무직도 포함돼 너도나도 직위나 체면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이 발급받은 가짜 기부금 영수증 내역은 1인당 최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러 조세 포탈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별도의 신분상 불이익 처분을 받지않아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해온 서민들의 세밑을 한층 우울하게 하고있다.
대구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주일)는 공무원을 포함한 신도 500여명에게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대량 발급해준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대구의 한 사찰 주지 A(5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가짜 영수증을 받은 신도들 가운데 행정공무원이나 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등 현직 공무원들이 450여명이나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대구·경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신도 560여명에게 총 15억여원의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A씨로부터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은 신도들은 이를 이용해 모두 2억5천여만원의 근로소득세를 포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공무원들은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허위기부영수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공무원은 별도의 불이익 처분은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 세무서에서 별도의 고발이 없었을 뿐 만 아니라 금액도 많지 않아 신분상 별다른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신도들은 해당 사찰에서 과도한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되는 사실을 수상히 여긴 관할 세무서의 고발로 꼬리를 잡혔고 포탈한 세금은 전액 환급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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