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최은진 씨(36ㆍ여)는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현대상선에 입사해 6년 8개월간 원양 대형 상선을 타면서 1등항해사(chief officer)까지 올랐다. 국내 두 번째 여성 1등항해사였다. 최씨는 그 후 선박안전기술공단에 국내 첫 여성 선박검사원으로 입사해 어선과 중소형 선박을 꼼꼼히 검사했다.
최씨는 대학 때부터 검도, 패러글라이딩 등으로 다진 탄탄한 체력과 여성의 세심함을 토대로 남성 위주의 항해ㆍ선박관리 분야에서 12년간 금녀의 벽을 깨 `여걸`로 통했다.
#2. 서울대 의대 및 서울대병원 의사 출신인 문상준 씨(32)는 전남 신안군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중 방치돼 있던 정신장애인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신보건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됐다. 이후 정부의 의료정책 개발 등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씨는 의료정책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최씨와 문씨는 정부가 처음 도입한 `민간경력자 5급(사무관) 일괄채용`에 합격해 나란히 공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이들을 포함해 60개 직렬, 93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균 경쟁률은 32.5대1이었다.
지난해 5급 공채로 들어온 사무관은 행시 260명, 기술고시 72명, 총 332명이다.
따라서 민간채용이 전체 신입 사무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7%다. 2010년 당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파문으로 그동안 부처별로 채용해 왔던 5급 특채시험이 행안부가 주관하는 `일괄채용방식`으로 개선됐다.
민간경력자 5급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36.2세로 지난해 5급 공채 행정직 합격자 평균 연령보다 열 살가량 높다.
연령대별로 30대가 75.3%였으며 20대가 5.4%, 40대가 18.3%, 50대가 1.1%였다. 이들의 평균 민간 경력은 8.3년이고 10년 이상이 33.3%, 5∼10년이 43.0%, 5년 미만이 23.7%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석ㆍ박사 학위나 자격증 보유 등으로 지원한 경우가 35%이고 현재 계약직 공무원으로 있는 등 공직 경력이 있는 합격자가 2∼3명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35개 기관, 63개 직무 분야에서 102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국립병원 환자 진료 등 의무 분야 8명과 아랍어 지역 외교 분야 1명은 지원자가 없거나 자격이 충분치 않아 뽑지 못했다.
[민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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