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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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2년02월14일

사설 홈페이지: - 조회 : 346

이번 기회에 지방의회를 없애 버리면 안 될까요?

이번 기회에 지방의회를 없애 버리면 안 될까요? 있으나 마나,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 2,13 국제신문 사설)

울산 중구의회가 의원이 임기 중에 사망하면 시민이 낸 세금으로 장례를 치르는 '의회장' 조례를 발의했다. 당초 무보수 명예봉사직으로 출발했던 자치의원들이 유급직 전환과 유급보좌관 추진에 이어 의회장까지 넘보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자체 감시 등 시민을 위해 봉사하라고 뽑아준 기초의회가 이 모양이니 지방자치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울산 중구는 재정자립도가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뒤에서 5번째에 들 정도로 살림살이가 열악한 실정이다. 중구청은 직원 임금을 겨우 줄 정도로 예산이 부족한 판국인데 1인당 2000만 원으로 예상되는 구의원 장례비용까지 세금으로 지원하자고 발의한 중구 의원들이 평소에 무슨 생각으로 의회 활동에 임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의회장 조례의 명분 또한 궁색하다. "구의원들이 주민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사망 시 예를 갖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논리대로라면 재직 중 사망한 공무원은 모두 '구청장' '시장'으로, 교사나 경찰관은 모두 '학교장' '경찰장'으로 국민의 세금을 들여 치러주어야 형평성에 맞다. 이번 조례를 일반적인 조례 발의와 달리 언론보도나 구의회 홈페이지를 통한 2주간의 입법예고 절차도 없이 의회 내부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공동발의를 택한 것 자체가 의원들 스스로 조례의 명분이 떳떳치 못하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의회장은 경기 강원 경북도의회와 같은 광역의회에서 기초의회까지 수십여 곳이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경기도 광주시의회처럼 "의회장은 직무를 수행하다 숨졌을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규정한 것은 염치를 차린 경우다. 울산 중구처럼 직무에 관계 없이 무조건 의회장으로 하겠다는 건 후안무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시민의 세금으로 의회장을 치르는 악습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더구나 일부 자치의회가 시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난한 살림 형편도 아랑곳없이 의회장을 따라하겠다고 나서는 추태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