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인사비리 방지를 위해 행안부는 적극적으로 나서라
국민권익위원회 지난 12일 공무원 승진비리를 막기 위해 승진심사의 절차와 기준을 공개하라고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는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지난 2002년과 2006년에 걸쳐 두 차례 냈으나 자치단체장들의 반발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이번에 세 번째 권고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개선안에 공무원 특별 채용 시 자격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하고, 시험위원의 외부위원 참여를 의무화하며 시험위원이 응시자와 친족 사제관계 등에 있으면 제외·회피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한, 승진심사에서는 승진심사 대상명단과 심사기준·절차를 사전에 공개하고,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결과를 사후에 공개하며 승진상위자가 승진심사에서 탈락할 때 그 사유를 명시했다.
이 같은 국민권익위의 권고안은 미흡하나마 공무원 승진비리를 막아보자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이 지난 참여정부에서 두번이나 나왔으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처음이라는데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 인사행정은 주민생활과 밀접하다. 인사행정의 일관성, 객관성과 공정성은 직원 사기진작, 업무능률 향상, 건전한 조직문화 배양으로 이어져, 결국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지역 및 국가 발전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공직사회 부패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청와대부터 중앙부처,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은 물론 사법부까지 부패로 얼룩져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4년간 공직사회 내 부정부패에 대해 눈감아주기로 일관한 정부가 정권 말기에 와서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생색내기용으로 보일까 우려스럽다.
공직사회의 부패 단절은 정권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에도 국민권익위가 권고한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어 대통령을 비롯한 자치단체장들의 의지만 있다면 인사비리는 얼마든지 차단할 수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양성윤, 이하 공무원노조)은 미흡하지만, 공무원 인사비리 단절을 위한 국민권익위의 권고안을 행안부가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함께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인사비리 단절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인사행정의 전문성, 대표성,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라.
‘중앙인사위원회’를 부활시켜 인사행정을 총괄하고, 보수 등 공무원의 권익보호와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게끔 해야한다. 또한, 인사위원회의 민주적, 중립적 운영을 위해 인사위원의 임기 명기 및 의회 등의 동의, 위원장을 외부인 임명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인사위원의 대표성을 위해 6급 이하 공무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둘째, 인사위원회의 실질적 심의기구로 역할을 강화하라.
회의개최의 정례화와 위원회 운영이 개선되어야 하며, 과장 이상 승진인사의 사전심의를 위해 서면심사뿐 아니라 다면평가 등이 활용되어야 한다. 6급 이하의 승진인사의 사전심의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고, 근무평정을 근거로 작성된 승진 서열 명부에 근거하도록 실시해야 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공무원 인사행정의 부패를 미리 방지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국민권익위의 권고와 아울러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한다. 이제는 공직사회가 인사비리로 말미암아 국민의 불신과 지탄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정부는 인사비리 단절만이 공직사회가 국민의 봉사자로 다시 태어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년 1월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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