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씨는 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정원 직원이 김제동씨를 찾아갔던 2010년 중반쯤 국정원 직원이 두 번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정원 직원이 한번은 팬이라면서 집까지 오겠다고 해서 흔쾌히 허락했는데, 지금 사찰 이야기가 나오고 생각해보니까 섬뜩하고 무섭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파업 중인 MBC 노조원들이 제작하는 <제대로 된 뉴스데스크>에 출연해서 “(국정원 직원이) VIP가 나를 못마땅해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효순·미선양 추모 촛불집회 때 사회 봐서 좌파로 본다는 말도 들었다. 집까지 왔었는데 도청장치라도 했나 싶어 어제 사실은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은 김씨에게 ‘(알아보니) 여론이 좋더라. 그런데 왜 윗선에 있는 사람들이 김미화씨를 좌파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한다. 당시 김씨는 “국정원 윗분들한테 잘 이야기해서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 국정원 직원이 대통령을 VIP라고 하기에 대통령한테도 이야기를 잘해 달라고 농담처럼 대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그것이 사적으로 팬과 연예인의 입장에서 나눌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런 상황에서 목적을 가지고 만난 건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라는 데서 사찰의 대상을 딱 꼬집어서 방송국 윗분들이 다 공유했는데 김미화를 방송국에서 놔둘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김씨는 2009년 봄부터 MBC 사측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하차 압력을 받아왔으며 2011년 4월 자진하차했다.
김제동씨(38)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이날 “얼마 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인사가 김제동씨에게 ‘소나기가 내릴 때는 당분간 피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걱정스러운 권고를 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 인사가 국정원 고위 관계자를 만났더니 (청와대에서) ‘김제동 때문에 걱정이 많고 불편해한다. 자제하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를 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김제동씨가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게도 국정원 등 사찰당국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김제동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투표 독려 콘서트 ‘바람’에 출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여러 가수들이 출연하는데 선관위 관계자들이 유독 김제동씨 부분만 녹화·녹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제동, 몇년 전부터 무대 올라가는 게 공포스럽다고 하더군요. 어제 ‘실은 그게 누군가 날 감시하고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혹시라도 말실수해서 끌려갈까봐. 약(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합니다”라고 적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 혹시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여서 찾아갔는지 면밀히 조사해봤는데 그런 사실도 없었다”면서 “상식적으로 ‘VIP가 못마땅해한다’라는 식으로 말한다는 것도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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