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공무원노조 합법화 조치를 무시하고 법외노조 잔류를 고수하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정부가 정면충돌할 태세다.

특히 전공노가 오는 5월 지방선거 적극 참여를 선언한데 대해 정부가 강력처벌 방침을 재차 밝히고 나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8일 행정자치부, 법무부, 노동부 장관 공동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법 시행 이후 노조 설립신고를 하지 않고 노조활동을 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에는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지 않은 공무원단체는 노조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정부는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지확대를 위해 특정정당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등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일체 행위를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수차례 경고에 이어 공식 담화문까지 내고 전공노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은 초기에 기선을 제압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와 맞물려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지자체 선거의 경우 해당 기관의 공무원노조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선거후 당선자들이 정부 원칙에도 불구하고 향후 노조에 밀려 단체협상 요구 등을 수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자체에 대해서도 "불법 공무원 단체와 교섭을 하거나 협약을 체결하는 지자체에는 특별교부세 삭감과 국책사업 선정 배제 등의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전공노는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엄포'에 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주노총과 협력해 기존 선거참여 방침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전공노 관계자는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을 없애고, 6급 이하 공무원 상당수 참여를 배제해 단결권을 제약하는 악법을 만들지 않았다면 법외노조 고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의 경고를 일축했다.

전공노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자체 소속 지부별로 적격후보를 선별한뒤 낙선, 당선 운동 등을 벌이고 하반기에는 지자체와 단체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으로 있다.

전공노는 이와 더불어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공무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국제노동기구(ILO)에도 제소하는 등 공무원노조법 무력화 투쟁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노조활동과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해 예고한 대로 강경대응에 나설 경우 전국 지차체 곳곳에서 충돌이 불가피해지면서 업무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전공노는 민주노총 가입과 더불어 대정부 교섭을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위임해 놓아 '교섭 대표권'을 놓고서도 정부와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여한구기자 han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