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현장]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 |  | | | 강영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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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학부모가 되는 나도 1학년이 되는 심정으로 떨리고 걱정이 많았다. 어떤 담임선생님을 만날지, 친구들과는 잘 적응할지, 수업은 잘 따라갈지…. 학교라는 제도권 교육의 틀 속으로 아이를 보내는 것이 마치 큰 파도가 치는 바다로 아이를 억지로 떼밀어 넣는 것 같은 두려운 심정이었다.
특히 둘째 아이 입학식 날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부 눈 꼭 감으세요"라고 했다. 선생님은 호기심 많고 궁금증이 많은 아이들의 눈을 막아놓는 방법으로 조용히 시키고 학부모들에게 주의사항을 이야기 했다. 그 뒤 무조건 한 바닥을 꽉 채워야 하는 일기쓰기와 수업시간에 눈을 꼭 감아야 할 때가 많아 눈이 아프다는 아이를 달래고 혼내서 학교를 보내야 하는 힘든 1년을 보냈다. 그랬던 두 아이들은 지금 자신들만의 성격대로 중3이 되는 큰 아이는 재미있고 신나게, 중2가 되는 둘째는 조용하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 나는 큰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자연환경이나 다른 주거조건으로는 만족하지만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이사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득수준이 낮고 문화와 복지수준이 낮은 아이들도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으로 선정되어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한 다양한 문화와 학교밖의 활동들도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첫 해라 성과를 피부로 느끼기는 이르지만 이런 노력들이 소중한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부모가 학교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교육의 한 주체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를 두려워하고 불신하면서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작은 참여와 실천만이 조금씩 변화하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
학교 급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식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아이들의 음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활동했다. 그러나 아직도 행복하고 만족한 점심시간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교육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도 활동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
둘째아이 학교에서는 1학년 학부모들과 학교운영위원회가 교복 공동구매를 추진해서 비싼 교복값의 거품을 빼고 값싸지만 좋은 교복을 입힐 수 있었다. 하복과 동복은 물론 체육복까지 공동구매하고 있는 학교의 학부모를 모셔 경험담을 듣고 먼저 활동한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결과가 안 좋을까봐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움도 많았지만 참여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다.
이제 학교는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운동회나 체육대회, 학예회같은 학교행사를 평일 낮이 아닌 휴일이나 저녁시간대에 해서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들도 생겨나고 있다. 아버지 학교방문의 날을 진행해 학부모하면 어머니라는 등식을 바꾸고 아버지들을 학교에 와보게 하고 조금씩 학교활동에 참여시키려고 하는 학교들도 있다.
학교는 지역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학부모들이 대상이 아닌 진정한 주체로 인정하고 함께 해가고 지역사회의 여러 자원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학교가 변화해 나가는 것은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큰 힘이 된다고 믿는다. 평생학습으로 학교시설에서 강좌가 열리고 학교도서관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활동에 '병아리' 학부모들이여, 함께 참여하자. 그리고 두려움이나 불신보다는 관심과 애정으로 학교에 다가서자. 2월에는 예비학부모 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마다 열리고 있는 교육에 참여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작은 참여를 지금부터 시작하자. 학교가 진정한 교육장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이 바로 여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산여성회 지방자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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