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한겨레] 경기도 부천시가 최근 설립신고를 거부하는 전국공무원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을 탈퇴시키라고 각 부서장들에게 지시하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천시는 20일 “설립신고를 하지 않는 노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이런 단체에 가입한 공무원들을 탈퇴시키라는 행자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14일자로 부서장에게 전공노에 가입한 직원들을 탈퇴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시는 또 이달부터 월급에서 조합비로 1만원씩을 떼는 것을 중단시키기로 하고, 이런 방침을 시금고와 노조에 전달했다. 공무원 노조가 설립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치단체가 직접 노조 탈퇴를 지시한 것은 부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이종만 공무원노조 부천지부장은 “설립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임의단체’일 뿐인데 이를 불법단체로 몰고, 직원들의 노조 탈퇴를 두고 부서장간 경쟁을 붙여 노조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며 이날 시청 로비에서 삭발·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부서장들이 조합원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인사권을 운운하며 탈퇴를 강요한 것은 양심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한 것”이라며 “홍건표 부천시장을 국가인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단체행동권은 물론 교섭권도 사실상 제한하고 있으며, 6급 공무원 전원과 감사·인사·예산 등 부문 공무원들의 노조 가입을 제한하는 바람에 현재 가입된 조합원의 32%를 탈퇴시켜야하는 상황이라며 노조 설립신고를 거부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천지부는 부천시 공무원 2101명의 77.7%인 1633명이 가입돼 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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