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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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3월10일

노사저널 홈페이지: - 조회 : 425

[노사저널] 공무원노조법 폐지운동 벌이겠다. - 권승복 위원장-

권승복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공무원노조법 폐지운동 벌이겠다

전국공무원노조가 국내 노사관계의 핵으로 부상했다. 노동계 내부적으로는 14만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결정은 일약 민주노총을 한국노총을 제치고 최대노동단체로 만들었다. 또 민주노총 안에서도 15만의 금속산업연맹에 이어 두 번째다. 제조업에서 공공부문으로 노동운동 전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공무원노조의 앞길이 평탄하지 않다. 지난 1월28일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는 법 적용을 거부하고 있다. 또 ‘불법단체와의 교섭 불허’라는 정부의 강경기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합법화와 함께 공무원노조 수장을 맡은 권승복 신임 위원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공무원노조법, 정면돌파하겠다”

“우리는 그동안 ‘촌지 안받기’, ‘기자실폐지’, ‘떡값 안받기’, ‘각종 비리근절 선언’ 등을 해 왔습니다.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죠. 내부 개혁운동을 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지방 토호세력들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부패한 토호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공무원노조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말도 안 되는 법을 지키라며 불법단체라는 딱지를 붙였습니다. 불법단체라고 발표하자 우리는 전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공무원을 여전히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부인데 마치 우리가 잘못인 양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임기를 시작한 권 위원장은 3파전의 치열한 경선에서의 승리했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앞으로의 우려가 앞선다. 공무원노조가 처한 현실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법외노조와의 교섭 불허’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이익 방침’으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별로도 공무원노조 활동이 용이하지 않다. 일부 조합원들의 탈퇴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근본 원인은 노동3권을 제약하는 공무원노조특별법이다. 국제기준을 외치는 정부가 유독 노동법만큼은 후진국을 모델로 삼는 것에 대한 비난이다.

“당연히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한다. 단 공무원이기에 단체행동권의 일부, 특수공익사업장에 대해서 제한을 둔다고 하면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손발을 묶어놓고 있다”는 게 권 위원장의 주장이다.

3기 권승복 집행부는 1~2기의 계승과 특별법 저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출범한 공무원노조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1기(2002~2003)에서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인식을 형성했고, 2기(2004~2005)에서는 2004년 4·13총선을 통한 ‘정치자유선언’을 이뤄냈다고 자평한다. 3기에서는 특별법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진정한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대정부교섭 안되면 민주노총에 위임

“정부와 대화를 해왔으나 제대된 대화는 한 번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와의 대화나 교섭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민주노총에 위임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권 위원장은 대정부 교섭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노동조합이 인정받고,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단은 단계적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우선적으로 교섭을 시도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민주노총에 교섭권을 위임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내부 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의 불법단체 규정으로 조직 내·외부적인 혼란이 예상된다. 권 위원장이 조직 융합을 강조하는 이유다. 또 선거후유증으로 곤욕을 치루는 있는 기존노조들의 선례도 교훈을 작용하고 있다. 권 위원장의 통합지도부 구성의 배경이다.

과거 이권개입과 선거개입 등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탈피도 지속적인 관심사다. 공무원노조 출범이후 많은 부정부패를 척결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 이로 인해 과도한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될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 내부의 자정노력을 위해 내부고발자 제도도 생각하고 있다.

“민주노조정신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공무원노조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나섰지만 더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내부를 감싸 안지는 않겠습니다.”

또 양극화나 비정규직 양산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등한시할 수도 없다. 출범과 함께 공무원노조 내에 미조직·비정규조직사업국을 설치했다. 바로 이웃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의 아픔을 보살피지 못한다면 대중운동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초심을 잃지말자”

강원도 원주출신의 권 위원장은 원주를 떠나본 적이 별로 없다. 원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76년 원주시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총파업으로 해고되기 직전까지도 원주시청에 적을 두고 있었다.

‘소탈한 아저씨’상의 권 위원장은 2000년 원주시청 직장협의회 초대회장을 시작으로 노조와 인연을 맺었다. 공무원노조출범과 함께 1기에서 부위원장, 2기에서는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을 수행했다.

권 위원장에게 2006년은 남다른 해다. 2002년 11월 연가파업으로 구속된 이후 2004년 11월 총파업으로 또 한 차례 구속됐다. 그런데 2006년에도 구속이 예상된단다. 이렇게 되면 2년 주기로 구속되는 셈이다.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권 위원장은 되레 담담하다. 그는 “올해는 구속시기가 좀 빨라질지도 모르겠다”며 “교도소가 집보다 편한 때도 있다”며 우스개 소리를 한다. 걱정하는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마음에서다.

그는 위원장직 수행을 위해서 강원도 원주에서 경기도 부천으로 이사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원주를 떠난 것이다. ‘초심을 잊지말자’는 신조를 강조하는 권 위원장은 이번 위원장직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조직을 복원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위원장직을 떠나게 된 이후를 걱정해 처신을 바꾸려는 마음은 일절 없습니다. 초심을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