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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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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조례 또는 예산 등’과 단체협약의 관계
특별법 제10조 제1항은 “제9조의 규정에 따라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법령·조례 또는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의 임용 및 해고 등 신분, 급여·수당·복무 등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한 대부분의 사항은 국가(지방)공무원법·국가(지방)공무원복무규정·(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지방공무원복무조례 등 ‘법령·조례와 예산 그리고 법령·조례와 예산의 위임을 받은 하위 규정’들에 의해 규율되고 있다.
즉 공무원노조법에 따르면, 기존의 ’법령·조례·예산 및 하위 규정‘들보다 상위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으므로, 결국 공무원 노동자들은 법 내에서 유효하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더라도 사실상 임금 및 노동조건은 물론 자신의 고용에 대해서조차도 합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반면, 노동법 일반원칙에 따르면, 노사간 자율교섭의 원칙 상 단체협약의 효력을 최우선하며, 근로기준법은 최소 기준으로 기능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취업규칙에 대해서는 단협이나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항에 한해서 보충적 효력을 인정하게 되며,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런데 공무원의 노동조건 등을 정하고 있는 ’법령·조례·예산 및 하위 규정‘은 사용자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규범이라는 점에서 그 성질 상 ’취업규칙‘에 준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공무원노조법이 단체협약의 효력보다 ’법령·조례·예산 및 하위 규정‘의 효력을 우선시키도록 정한 것은 노동법 일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정부, 신의성실의 원칙 지키는 사용자로서의 최소한의 의무 인정해야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국회 및 지방의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정부에게 단체협약의 결과를 반영하여 법률개정안·조례개정안·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도록 법적인 의무를 부여” 한다거나 혹은 “의회의 승인을 조건으로 단체협약의 효력을 제한적으로 인정”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교섭의 결과를 법률·조례 또는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터놓는 것이 합리적이고, 나아가 ‘대통령령’ 및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제정 및 개정 권한이 국가·지방자치단체에게 유보되어 있다는 점에서 3권 분립 논리와는 관계가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단체협약의 효력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너무나 과도하다 할 것이므로, 위임입법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단협에 우선효를 부여하거나 국가·지방자치단체에게 규정을 개정할 법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중하는 올바른 입법 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예컨대, ‘대통령령’ 및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 등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적법하게 관리·결정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2006년도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단체협약이 2005년도에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규정하였던 ‘대통령령’ 및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에 반한다는 이유로 효력을 부인한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률·예산·조례 사항’을 제외한 ‘대통령령 및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단체협약의 무조건적 우선효를 부여하거나 국가·지방자치단체에게 위 관련 규정을 일정 기간 내에 개정하도록 법적인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단체협약에 조건적 우선효를 부여하는 것이 헌법 및 노동법 일반 원리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비록 법안 제10조 제2항에서는 “정부교섭대표는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아니하는 내용에 대하여는 그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훈시규정에 불과하다.
당장 행정자치부가 발간한 <공무원단체 업무매뉴얼>에서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하는 내용을 가진 규칙’조차 ‘단체협약 대상으로 될 수 없다’라고 해석하고, ‘시행령 등 정부교섭대표가 적법하게 관리·결정할 수 있는 사항인 경우에도 합의한 후 정부교섭대표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부담할 뿐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서술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정부는 위 제10조 제1항을 이유로 ‘법령·조례 또는 예산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할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상담문의 : 공무원노조 법률팀 02-2631-1948
박경수 godlspp@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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