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팀제와 관련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 정책실장 서형택님의 글입니다.
팀제는 조직슬림화를 부추키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한다
[진행경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2007년 재정지출의 효율화를 위해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하면서, 인력운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팀제를 도입한다고 지침을 시달하였다. 그리고 중앙언론을 통해 공공기관도 일반 사기업처럼 생산성 향상을 기할 수 있다고 대대적인 보도를 하였다. 주로 목표를 주고 달성하는 기본적인 원리를 통해 내부 구성원간의 무한 경쟁을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사례로 든 것이 결재단계가 축소되어 업무의 효율이 향상되었다느니 혹은 팀제를 운영하여 신속한 업무추진과 강력한 행정집행을 통해 행정서비스에 더 노력을 하였다는 한결같이 정부입맛에 맞는 보도내용이었다.1) 그렇다면 오영교 행자부장관이 지방을 순회하면서 강연한 내용은 어떤가? 결론을 말하자면, “행정인력의 운용에 있어서 지금까지는 비능률적이었으며, 낭비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다. 과정이나 계장(담당)만되어도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말의 핵심은 팀제 등의 성과향상제도를 도입할 경우 공격대상이 비용은 많이 들고 효율은 없는 나이많은 고위직들이라는 사실이다. 정부의 팀제도입에 관련한 지침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부의 도입취지는?]
｢총액인건비제｣의 도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실정에 맞게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직 자율권이 확대되는 것을 계기로 기존의 경직된 관료제적 계층 구조에서 벗어나 유연성,신속한 의사결정, 고객지향, 성과관리를 통한 책임성 확보 등을 특징으로 하는 팀제를 도입함으로써 지방조직 혁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
민선자치 이후 일부 지자체에서 담당단위의 팀제를 도입하는 등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구조의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상태에서 행정자치부의 선도적인 팀제 도입에 따라 자치단체에서도 팀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
※ 12개 지자체(대구, 인천시,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제주도, 전주, 정읍시, 무주군, 담양군, 달서구)가 팀제 도입을 내부 검토 중임
[팀제 도입근거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대통령령 제19091호, '05.10.20)에서 기구설치 일반요건 보완하고 실․국․본부 및 과․담당관의 명칭은 실․국은 본부․단․부로, 과․담당관은 팀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기본방침은 이렇다!]
팀제 도입여부, 도입범위 등에 대해서는 각 자치단체가 조직관리 여건 등을 고려하여 자율결정하고, 팀제 도입이 기구․정원 팽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 기구․정원의 범위 내에서 운영하되, 총액인건비제 시행('07년) 이후에는 지역실정을 고려한 기구․정원 자율운영 가능하다
[기존의 팀명칭 사용은 어떻게 되는가?]
∘係制 폐지 이후 비공식적으로 ｢담당｣을 팀으로 부르고 있으나, 팀제 도입시 자치단체간 팀 명칭이 혼동될 수 있음
∘앞으로 팀제를 도입하지 않는 자치단체에서는 팀 명칭을 사용하지 않아야 함
※ 현행 “국․과” 기구 체계에서 정부-시·도-시·군·구가 명칭을 동일하게 사용하였듯이, “팀제”에서도 전국적으로 동일한 명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 상위계급자를 팀원으로 배치하는 경우는 어떤 방식을 도입하는가?]
∘지방공무원법상 소속공무원 임용은 소속 공무원의 직급과 직종을 고려하여 그 직급에 상응하는 일정한 직위를 부여하여야 하고(§30조의5)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도에 따라 직위를 등급화하고 당해 공무원의 경력과 실적 등에 따라 보직하도록 하고 있음 ⇨ 하나의 팀에 팀장보다 상위직급인 팀원을 배치하는 것은 지양(행자부의 예를 보면 현실은 그렇지 않음)
[팀제도입에 대한 분석 및 해설]
팀제 도입에 따라서 행정현장은 크게 두가지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선은 기존의 과장과 담당주사(계장이라고 호칭)님들의 지위하향 현상이 일어난다. 예를 들면, 00시에 5급 공무원이 100명, 6급 공무원이 300명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기존의 팀제는 6급 300명이 팀장으로 근무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정한 팀제는 5급이 팀장이 되는 것이다. 기존 6급의 팀장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5급이 모두 팀장을 맡는 것도 아니다. 직하위 계급에서 일정비율을 직위공모제를 통해 선발하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 비율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자율에 맡기되 도입초기에는 표준안을 도입하여 시행하려고 예정하고 있다.
그러면 6급에서 40%의 팀장을 선발한다고 하면, 5급 공무원 중에서 40명은 팀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6급의 경우도 300명 가까이가 팀장으로 일해 왔으나 260명이 팀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팀원이 된 5급 공무원의 경우 근무가 가능하겠는가? 그만두라는 얘기와 다를것이 없는 것 아닌가? 6급 공무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의 담당업무에서 이제는 7,8,9급 공무원과 단순히 경쟁해서 이겨야하는 것이다. 즉 일을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현재의 구조에서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일의 능률을 향상보다는 조직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이 조직슬림화 현상이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일할 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제도로 단순히 숫자만을 놓고 계산하면 생산성이 올라갈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현장에서 사기저하나 해당 공무원들끼리의 암묵적인 동조현상(행정학에서 대리인이론)이 일어나 일의 능률도 저하되고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이미 선진국의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두 번째로 지적되는 것이 실질임금의 하락이다. 기존의 보수체계는 33단계의 연공서열식으로 계급제에 의해 근무를 오래한 공무원의 경력을 인정하는 기본골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팀제를 도입하면서 추진중인 단일호봉제는 보수체계를 3단계로 축소하여 본부장급, 팀장급, 팀원급으로 나누고, 3단계마다 기준보수를 달리 정하고, 그 기준보수에 연공급과 성과급 비율을 적용하는 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5급 공무원이 팀제도입으로 인해 팀원으로 전락한다면 기준보수가 대폭 낮아져 임금이 하락하고 년도별로 성과급의 비율이 도입초기 30%에서 영국의 경우처럼 90%까지 높아져 오랜 근무 경력이 아무 소용이 없는 즉 경쟁력이 없는 요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데 보편적인 공무원 봉급생활자의 모습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면 직위가 상승하고 거기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여 자연스럽게 가계지출을 감당하는 정도의 생활안정이 보장되었던 것이 공무원사회이다. 그러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생산성을 내세워 공공부문을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나아가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이 무용지물이 되는 사회를 강요하고 있다. 정부지침에 따르면, 총액인건비제를 통해 정규직대체 계약직 비율이 직급마다 20%인데 계약직(비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용이 보장이 되지 않으며 보수도 정규직의 56%(현재 평균임)로 현실적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팀제도입에 따른 문제점 및 비판]
① 행정을 개량화하는 직무분석 등의 객관적인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누구나가 자신의 업무에 대한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 인정하는 토대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의 비중이나 중요도에 대한 용인이 필요하고, 또 그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경로에 대해서도 인정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② 공공성을 담당하는 행정의 특성상 성과위주의 행정은 행정의 불공평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개인의 성과와 집단의 성과를 엄격히 구분하는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③ 계급제는 모든 관료조직에서 500여년을 통해 안정적인 조직구조로 인정되어 왔다. 팀제인 계서제는 오히려 행정에 무책임과 방만을 가져올 수 있다.
④ 조직구조와 인력구조가 전통행정에서 현대적 행정에 맞도록 개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⑤ 근본적인 국가운영에 관한 이념에 대한 제대로 된 국민홍보와 공무원의 성찰이 요구된다. 자본의 성장동력이 노동자의 삶을 보장한다는 논리는 그야말로 이상에 가깝다.
여섯 번째로 팀제도입에 대해 도입초기부터 철저히 도입효과가 예상되거나 가능한 분야에 시범적으로 도입시행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후 시행을 검토하고, 대부분의 업무분야에서는 공공성이 담보되도록 기존의 행정체계를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⑥ 행정의 전문성 확보나 신속성 확보보다 더 중요한 행정이념이 행정의 안정성과 민주성이다. 행정의 경험이 비생산적인 요소로 공격받는 팀제는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5급 공무원이나 6급 나이많은 고참공무원들이 비효율로 공격받는 공직사회는 고려되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제도가 존재하지 않은 현실에서 생산성이나 능력보다는 오히려 정실주의에 의해 제도가 운영될 소지가 많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노동조합은 모든 공무원의 생존권을 지켜내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팀제가 도입되면 7급이하는 한번 해볼만 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어자피 자신들은 손해볼 것이 별로 없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경쟁을 통해 임금이 차이가 나는 것은 합리적 차별이라는 둥의 논리를 내 세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자신도 일로 승부하기 보다는 정실주의에 입각한 여러 행태를 동원해서 이 제도를 이용하려 들 것이다.
이런 행정현장에서의 차별을 받아들이는 순간 정규직간의 차별을 넘어서 정규직과 계약직(비정규직)간의 차별을 인정해야 하고, 결국은 머지 않아 정규직이 계약직보다 능력이 떨어진다는 현상이 생길 것이고, 그때가서는 자신의 생존이 위협당해도 사용자의 합리적 차별이라는 논리에 대항할 수 없게 된다. 행정부문 이전에 공공부문(흔히 공사라 칭한다)에 이러한 흐름들이 정형화되었다는 현실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일터를 우리 스스로가 발전시키고 규정해 나가는 주체적인 입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을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노동조합이다. 자신의 문제를 해소하고 권익을 신장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이 이제는 바꿔져야 한다. 자신의 권리 투쟁에 소홀한 것이 동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눈 떠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일터는 공동운명체이다. 이를 가꾸는 사람이 노동조합을 하는 몇몇이어서는 곤란하다. 우리 모두 참여하고 나서야 한다.
일차적인 문제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다. 조합가입에 이러저러한 제약이 있다면 후원회원으로라도 가입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주장도 못하는 처지에 대시민의 권리는 불가능하다. 자신의 의무만 충실히 이행한다고 타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전적으로 아님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그 시절에는 국가에 충성한다고 한 일들이 10년도 지나지 않아 타인의 권리와 생명을 짓밟는 일로 규정되어지는 역사를 목격하고 살아 가는 것이 현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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