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하기 위해선 공무원 연금부터 희생하는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주장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이 힘을 얻고 있다. ‘철밥통’의 대명사 공무원들의 연금구조 효율성을 운운하며 ‘진작 손봤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권승복, 이하 전공노)는 12일 성명을 통해 유 장관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마치 공무원연금 때문에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전공노는 “국민연금이 재원부담을 가입자에게 모두 전가시키고 비정규직 등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전무해 사회복지는커녕 일반 개인연금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뒤 “이에 대한 언급도 없이 공무원 연금만을 문제 삼는 것은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따라서 전공노는 “공무원연금 개악과 함께 국민연금 개악도 무리없이 추진하려는 고도의 술수”라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파탄 책임을 공무원과 국민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공노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재정이 고갈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단행된 ‘공직사회구조조정’에 그 원인이 있다.

이 기간 동안 11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을 구조조정하면서 정부는 자신이 부담해야할 퇴직금 6조 2000억 원을 공무원 연금에서 전액 부담토록 했다. 향후 연금지출확대를 계산하지 못한 정부는 공무원 수를 줄이는 데만 주력한 것이다.

전공노는 또 턱없이 부족한 공무원연금 정부부담률도 문제로 지적했다. 일본과 독일이 각각 25.6%와 전액을 부담하는 데 반해 우리 정부는 8.5%만을 부담하고 있어 그간 충분한 기금을 적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역대 모든 정부가 ‘박봉’에 대한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연금을 무리하게 이용해왔다는 점 또한 공무원연금의 재정위기를 불러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은 전공노는 “연금운영상의 문제점을 은폐한 채 오직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의 태도에 90만 공무원이 분노하고 있다”며 “공무원 희생 운운한 유 장관은 즉각 사죄하라”고 질타했다.

전공노는 이밖에도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를 향해 “공무원 연금의 방만한 운영 실태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라고 주장하며 “단지 밥그릇 사수를 위한 투쟁이 아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지키기 위한 사회복지강화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미 (99mok@dailyseop.com)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