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동호회소식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등록시간: 2006년04월25일

펌 홈페이지: - 조회 : 344

농성장 일지

* 벌써 5일째 하이스코 확약서 이행, 해고자 복직, 구속자 석방을 위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계신 민점기 전부위원장님의 농성장 일지를 옮겨 왔습니다.

농성장 일지

- 민점기

4월 20일(목)
08:30 단식농성 시작.
용역경비원은 보이지 않는다. 크레인 노동자 진압과 농성천막 철거 성과로 포상휴가?
바람이 거세다. 강풍이 몰아친다. 도로를 달리는 차소리가 무척 크다.
공장장, 사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없단다. 해고자 복직에 대한 답을 얻을 때까지 공장앞에 주저앉아 답을 기다리기로 했다.

12:30 순천경찰서장이 차를 권한다. 단식 중이라 사절했다.
경찰이 여유로와 보인다. 어제의 태풍을 조기진압해서 그런가 보다. 오전은 휴식하겠지.

13:30 여직원이 날리는 미니스커트를 감싸며 비닐봉지 가득 든 물건을 공장안에 대기 중인 경찰과 통제실에 배달한다. 순천공장 복지관 개관 (경축) 프래카드는 강풍에 더욱 팽팽하다.

13:50 좌우 경찰이 배치되다. 하이스코 노동자 간부 결의대회를 준비하나 보다. 앉아 있으니 바람도 보이고 나뭇잎도 보인다. 연초록 잎 피우는 나무들이 엄청 흔들린다. 흔들리며 뿌리를 깊이 내린다. 우리 노동자들도 민중들도 흔들리다가 뿌리 내렸으면 좋겠다.

15:00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확대간부결의대회가 열렸다. 컨테이너박스가 천막자리에 다시 설치되었다. 승리 예감, 확신 내용의 투쟁사를 하였다.

19:00 순천 전교조, 청년, 학생들이 촛불집회차 왔다가 강풍으로 인해 동조단식을 진행하고, 컨테이너 박스 안에 촛불을 들고 모여 총화시간을 가졌다.

4월 21일(금)
07:50 농성장 도착해 보니 컨박스 뒤편 유리창이 박살났다. 하이스코 동지들도 없다. 용역경비원에 의해 테러를 당한 것이다. 경찰에 조사, 복구를 요구했고, 09:30 경비업체 소장의 소행으로 드러나 파출소 연행. 유리 깨진 창문을 조치. 유리조각 털어내기 위한 컨박스 청소가 이루어 졌다.(용역에 의해)

10:00 경비과장(경찰서) 따끈한 보리차를 내어왔다. 비폭력 단식농성이 무척 좋은가 보다.
11:20 광주전남 75개 시민사회민중단체 확약서 이행 촉구 기자회견-하이스코측 접수 거절
13:30 정문앞 경찰 지휘소 건물에 컨박스 몰래 망루를 세우다. 어제 안보이던 용역들 정문에 몇 명 배치되다.

14:00 비정규직 입법 반대 집회-하이스코 점거 농성중 연행되었다 석방된 동지들을 앞으로 불러 대표 발언이 있었다. “용역깡패와 맞짱 뜰 수 있었다.”, “다음엔 죽음 불사하겠다. 크레인에서 내려오자 구경하던 정규직들 환호했다. 같이 일하던 비정규직도 보였다.”, “슬펐다. 억울했다. 분했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12명 동지들을 명회하며 울었다. 형들은 우릴 달래며 밖에서 씩씩하게 싸우면 된다고 위로했다.” 발언자들이 울먹이자 집회장이 숙연해졌다. 집회 후 단식농성장에 천막이 세워졌다. 햇빛 가리개도 씌워졌다. 한결 사정이 좋아졌다.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이 간곡하게 건강 챙기라며 몇가지 단식 요령을 가르쳐 주고 떠났다. 산책 삼아 건너편 작은 동산을 올랐다.

4월 22일(토)
08:30 가장 힘들다는 사흘째를 맞았다. 어젯밤 컨테이너 박스에서 새우잠을 잔 탓에 몹시 피곤하다. 산책 삼아 빗속에 왜성으로 화장실을 갔다. 힘이 들다. 돌아와 비설거지를 해두었다.
12:00 하이스코 동지들이 돌아와 천막에 비닐을 덮었다. 옆에 천막을 한동 더쳤다. 김선동 사무총장이 하이스코 동지들 손을 붙들고 울었단다. “황소총장의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