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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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5월09일

토론회 홈페이지: - 조회 : 344

공직사회 구조조정 신호탄 "총액인건비제"

2007년 총액인건비제 전면실시를 앞두고 2006년 시범실시를 신청한 전주시에서 총액인건비제의 실체와 향후 공직사회에 미칠 영향등에 대해 분석하는 토론회가 지난 4월 28일 전주시청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하고 전국공무원노조 전북본부와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 공동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속에서 400여명이 넘는 일선 공무원들과 공무원노조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행정자치부 이한형 사무관은 “총액인건비제는 지방자치단체에 자율성과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라며 “기존 표준정원제하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이 가지고 있던 기구 및 정원 승인권 등을 폐지하고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필요한 기구와 정원을 책정·운영하는 제도”라고 총액인건비제 도입과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행정자지부 이한형 사무관은 곧이어 이 제도의 시행에 따른 행정자치부의 감독권한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운영 상황에 대한 비교평가를 실시하여 하위성적을 받게 되면 그 결과를 상세히 공개하고, 상위성적을 받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총액인건비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공무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는 없으며, 오히려 정원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공무원노조 법률팀 박경수부팀장은 “행정자치부가 총액인건비제 실시를 통해 보장해주겠다는 자율성이라는 것은 행자부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지자체에 자율적 권한을 대폭 이양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단서와 묵직한 사후관리 시스템에 의해서 중앙정부의 권한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재정을 통해 지방정부를 통제하겠다는 것이 사실 총액인건비제의 본질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액인건비제는 행정의 효율성재고라는 미명하에 필연적으로 고용불안과 비정규직확산, 행정의 공공성 약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그 결과를 예측하였다.

토론자로 나온 진재구청주대교수는 자신이 총액인건비제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총액인건비제 시범실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피드백이 전혀되고 있지 않다” 라고 밝히며 “총액인건비제가 구조조정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개정하거나 폐지도 검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온 공무원노조 강남구지부 지응건 수석부지부장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액인건비제의 폐해들에 대해 발제를 했다. “강남구지부는 민선초기인 1995년에 2041명이 넘던 공무원들이 현재는 1303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줄어든 이유가 업무의 용역이나 아웃소싱을 통한 감원과 구조조정, 비정규직의 확대 때문이다”며 “현재도 이러한 상황인데 만약 총액인건비제가 실시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홍주환 실장은 “행자부의 주장처럼 현재의 인원과 임금을 그대로 준다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닌가” 라고 반문하면서 “총액인건비제는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중앙정부는 화폐를 통해 자치단체를 일방적으로 통제할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발제자의 발제와 토론자들의 토론이 있은 후 현장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방청을 했던 공무원들은 질의를 통해 ‘총액인건비제가 너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 “2004년에 계획되고, 2005년과 2006년, 2년 동안 시범실시하고 2007년에 전면실시 한다는 것은 충분한 피드백과정에 제도개선기간도 거치지 않은 졸속행정” 이라며 2007년 총액인건비제 전면 시행하려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행자부에서는 총액인건비제가 공무원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라고 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서설치 및 폐지, 정원의 자율적 책정의 권한을 주고, 중앙정부에서는 이를 평가하여 인건비를 절약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고, 인건비를 과다 지출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언론에 공개하여 주민들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한다면, 과연 선거로 선출된 단체장이 여론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있겠는가라고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거듭된 방청석의 질의 및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행자부 이한형사무관은 “총액인건비제는 구조조정의 수단이 아니며, 오히려 공무원 정원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끝까지 자신의 본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행정자치부의 시각과 일선 공무원들의 생각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였다.

약 4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전국 각지의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때론 심각한 얼굴로, 때론 폭소와 실소가 터지고, 고성이 오가는 등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회를 마치고 나오는 충북의 공무원노조 모 간부는 “오늘 토론은 유의미했으며, 현장에 돌아가 조합원들에게 총액인건비제의 실상을 더욱 자세하게 알려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일선 조합원들이 아직도 설마 직업공무원제가 바뀌겠냐는 안일함과 구조조정이 되도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하면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