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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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5월10일

서형택 홈페이지: - 조회 : 344

오해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

동지라는 말을 철회합니다

[1] 직장협의회를 하던 시절의 이 주사님

이 주사님!
1998년의 일입니까? 교통행정업무를 담당하던 시절에 우리는 육두문자를 써 가면서 다툰 적이 있었죠? 그렇게 우리는 인연이 아닌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직장협의회가 생기고 우리는 동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이현호 동지라는 단어를 가슴아프지만 철회할까 합니다.

2000년 직장협의회 설립을 수원에서 준비할 때 저에게 직장협의회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함께 전공노(그 당시 통칭이었음)와 함께 해야 한다고 역설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세월이 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 상급단체 가입을 결정할때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투쟁성, 민주성, 지도부의 진정성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신 분도 이 주사님이었습니다.

그리고 직장협의회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그래야 진정한 노동자로 거듭난다고 할때도 우리는 함께 했습니다. 노동조합을 위해 자신의 진급이나 희생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용기와 진정성으로 미가입직협이 많았던 경기지역본부의 특성상 도청지부에서 지역본부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에도 동의해 주었고, 그런 과정을 거쳐 공무원노조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2] 한때 동지였던 이주사님의 주장에 대하여(회의에서 기조발언을 참고)

자! 이제 그때를 뒤돌아 봅시다.
몇가지 현상적인 차이가 있겠죠.
공무원노동조합법이 통과되었다는 것과 조합원들이 투쟁에 지쳐 있다는 것과 도청은 정서가 다르다는 것 등등의 주관적인 판단이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변한 것이 있다면 도청지도부(그중 몇분만 해당)의 생각일 것입니다.
왜냐면?
첫 번째 직장협의회법이 존재했을때에도 그것으로는 공무원노동자의 기본적권리를 보장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고 하여 법외노동조합 출발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현재 공무원노동조합법이 공무원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공무원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부정하는 악법인 줄 뻔히 알면서, 직장협의회법보다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의 주장을 번복하십니까?

이것이 역사에는 반동이요, 동지들에게는 배신행위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이런 어설픈 행동이 결국은 동료들의 권리를 짓밟게 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물론 해명하고 싶은 내용이나 나름의 주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는 이 주사님의 얘기를 믿지 않게되었습니다. 진정성이 사라지는 날 그날은 노동운동을 하는 지도부는 정치적으로 생명력이 떨어지는 날(죽음) 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50여년 전에도 있었답니다. 1953년에는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필히 만들어야 하고, 그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꼭 해야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대적 상황을 제외하면 노동자에게 권리를 보장하는 법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1945년 미군정에 의해 일본*들의 재산, 적산을 불하받은 *들이 일제앞잡이 *들이었고, 그 *들을 전평을 건설한 노동자들이 인정할 리가 만무하겠죠?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이런 법을 만들어 노동자들은 무조건 노동조합을 만들게 하고(물론 어용노동조합을 만들기도 하고), 친일했던 사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단체교섭 협약서를 만들어 놓고 폭력과 테러를 감행하여 협약서에 서명하게 하던 시절이었던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과 무엇이 다릅니까? 공무원노동자를 위한 법이라면 14만 조직이 바보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그것이 더 유리한데 왜 설립신고를 거부하겠습니까? 50년전에 써 먹던 수법을 공무원에게 직무명령이라는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공무원노사관계가 채용되면 복종의 의무에 해당하는 의무 관련만 직무명령이 가능하고, 우리 노동자의 권리관계에는 직무명령 자체가 위법 부당한 내용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어렵습니까?

[3] 공무원이면 법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에 대하여

물론 공무원이면 당연히 의무관계에서는 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권리관계(노사관계)는 우리의 구체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노사관계가 채용된 지금은 권리는 공무원노동조합법에 규정하고, 의무는 기존의 공무원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짓밟는 법령들이 지금도 공무원관계법에 의해 끊임없이 개정되고 제정되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권리는 우리가 단결해서 하나하나씩 싸워서 우리의 권리를 되찾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악법에 설립신고를 한다는 것은 전체에게 궁극적으로는 사망신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점을 알고 악법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동료의 권리를 팔아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기회적인 속성의 발로라고 생각될 따름입니다.

평범한 보통사람들도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왜냐면 일제침략하에서 그것이 대세인냥 우리민족에게 창씨를 개명하고 단발령을 집행하고 제국주의 전쟁에 동원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시절의 그들을 우리 역사는 무엇이라고 단죄하고 있습니까? 다행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덕을 보고 있어 아직은 안전하거나 오히려 권력의 중심에 서 있거나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입니다.

그런 굴곡의 역사를 바로 잡고자 출범한 것이 공무원노동조합입니다. 부정을 뿌리뽑는 지향을 가진 공무원노조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십시오. 그것이 지금까지 이 주사님이 갖고 있는 정치적 생명을 그나마 유지하는 길입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나중이 처음을 결정하는 무서운 역사앞에서 겸허해 지십시오.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위해 현실을 왜곡하는 자료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 주사님을 보면서 가엽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소신입니까? 그것이 자존심입니까? 그것은 역사앞에 아집에 지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름없는 민중들이 피흘려 역사를 진보시켜 왔습니까? 그 순혈의 길을 더 이상 더럽히지 마시기 바랍니다.

[4] 이 주사님의 빈약한 역사의식에 대하여

봉건시대의 노예나 농민, 근대산업사회의 노동자가 존재합니다. 그들중 거대한 역사흐름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만과 욕심이 반동을 잉태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동하는 대중적 지도자는 기본적으로 역사적 운동적 관점을 정립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불의에 항거하여 선도적으로 싸우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독재시절에 민주화투쟁을 하던 사람들이 국민투표에 붙여서 투쟁에 나섰던 적은 없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착각하거나 호도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부정한 길에 민주를 팔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도자란 민중의 양심에 기초하고 옳은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그것이 진정으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대중에게 해명하고 대중을 조직하는 과학적인 태도에 근거하여 투쟁하는 역사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한 운동가적 자질이 없으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고 도리라고 여겨집니다. 운동가적 원칙없이 시류에 따라 이런 저런 방법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조직을 말아먹는 지름길임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부당함에 저항할 수 있고 대중을 위해 자신을 내 던질 수 있는 용기있는 동지에게 자리를 넘겨 주십시오.

[5] 조합원을 볼모로 잡지 마세요

조합원이 지쳐있다. 이제는 투쟁보다는 실리추구가 우선할 때이고, 따라서 법내로 가야 실리추구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갖고 있는데 대하여 경악할 따름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도청은 지금까지 실리추구는 직장협의회의 이름을 빌어서 꾸준히 추구해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심지어 노동조합 간판을 내린적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투쟁현장 등에 조합원들이 참가한 것은 드문일 일 것입니다. 도청지부가 제대로 조합원이 동참하지 못하여 도청지도부의 생각이 그렇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도청지도부의 활동을 폄하하기 위해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의사결정과정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는가? 라는 대목에서 고민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민주노조로서 깃발을 사수하고 전체의 입장에서 단결하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 알고 있다시피 공무원노동조합법이 직장협의회법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 설립신고를 전제로한 투표행위를 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입니다. 과거처럼 빛나는 순발력을 발휘하여 탄압이 두렵고 진급 등의 문제가 어른거리면 차라리 잠시 노동조합의 깃발을 내리고 직장협의회로 돌아가십시오. 예전에 했던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후일을 도모하면서 법외노조 전선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솔직해지십시오. 자신들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가겠다는 순교자의 흉내는 제발 역겹습니다. 노동조합의 지도자는 순교자가 아닙니다. 노동조합의 지도자는 대중을 조직해서 그 힘으로 자신의 지도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판단과 노동자로서 자기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조직사업은 내팽게치고 자신의 안일을 위해서 해외연수를 자신들이 앞장서서 가서 조합원들의 권리를 빼앗는 일을 조직사업으로 포장하는 기술에 혀를 내 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안일을 위해 조직화 의식화 되지 않은 대중을 기만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또 대중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조직의 지도자는 대중추수주의에 기대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고 민주라고 포장합니다.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대중에게 눈치보는 비양심이 강요되고 지도자는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6] 도청정서가 다르다는 말에 대하여

도청공무원들은 정서가 다르다는 말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투영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즉 모든 도청 공무원들은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따라서 관리자가 되고픈 열망이 좀 더 커서 노동조합에는 관심이 없다는 내용으로 추측됩니다. 정말 그렀습니까?

자신의 권리보다는 의무관계를 중시하는 기본적인 편향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인바, 이것이 옳다고 주장하시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합니다만 현실이 그렇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현실을 꾸준히 노력하고 설득해서 바꿔야 하는 문제이지 굴복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주사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토론이 필요하면 서면으로 토론합시다. 또 비겁하게 글을 지우지는 마십시오. 많은 얘기들이 준비되었으니 마음껏 토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