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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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2년06월05일

뉴우스 홈페이지: - 조회 : 345

부산시 공무원 "반바지 부럽지만 현실은…"

"청바지 입고서 회사엘 가~."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이라는 DJ DOC의 노래가 있었다. 1990년대에 풍미한 이 노래 가사가 최근 공무원 사회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공무원 여름 복장이 갈수록 파격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최근 공무원 복장 간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품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연중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착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원한 차림에다 냉방기 사용을 줄임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목적도 있다.

'에너지 절약' 목적 복장 간소화
노타이 정장과 면바지 수준 권장
'샌들 착용도 허용' 서울과 대조

부산시가 권장하는 복장은 상의의 경우 노타이 정장이나 콤비, 니트, 컬러셔츠 등이며, 하의는 정장바지와 면바지 등이다. 넥타이는 공식행사나 의전상 필요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예 매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다만 슬리퍼나 반바지, 찢어진 청바지 등 노출이 과다하거나 민원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복장은 자제토록 했다.

부산시는 구·군에도 이 같은 방침을 전달하고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했으며, 간부급 공무원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요즘 부산시청에 가면 넥타이를 맨 공무원을 찾기 힘들다. 양복 정장은 거의 사라졌다. 심지어 하늘거리는 원색의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 공무원도 눈에 띈다. 공무원이 '정장 차림'의 대명사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달라진 사회분위기와 신세대 공무원의 등장도 이 같은 변화를 앞당기는데 한몫 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의 변화는 서울시에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서울시는 반바지와 샌들 등 파격적인 복장을 허용키로 해 다른 공직사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이른바 '슈퍼 쿨비즈'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쿨비즈'는 시원하다는 뜻의 쿨과 비즈니스를 합친 말로 일본 정부가 지난 2004년부터 시작했다.

서울시는 공무원 품위를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티셔츠와 반바지, 샌들차림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시원한 복장이 체감온도를 2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 근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환경의 날인 다음 달 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모델로 참여하는 쿨비즈 패션쇼도 열 예정이다. 쇼의 주제도 '서울이 먼저 옷을 벗다'이다.

지금까지 한국 공직사회에서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한 기관은 없었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파격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과연 누가 먼저 파격 패션을 착용할 것인가를 놓고 눈치 보기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08년부터 반바지 차림까지 허용한 대구 서구청에도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번 조치를 바라보는 부산의 공직사회에는 충격과 부러움이 혼재하고 있다. 부산시청의 한 공무원은 "부산시도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서울은 항상 우리보다 더 빠르고 더 파격적"이라며 "허남식 시장과 박원순 시장의 차이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젊은 공무원은 "해양관광도시인 부산시도 반바지와 샌들 허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