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농촌진흥청 일방승진 철회를 위한 공무원노조 결의대회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140여명이 연행되고 일부는 크게 다쳐 병원에 호송되는 등 폭력으로 얼룩졌다.

25일 공무원노조는 농촌진흥청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승진 반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수원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앞에 모였으나, 경찰이 집회가 열리는 장소로의 이동을 막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사진>

공무원노조는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찰이 참가자들을 가로막고 사복경찰들이 투입돼 오전 11시께 8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마구잡이식 폭력을 휘둘러 연행된 조합원들이 급소인 사타구니를 맞아 비명도 못 지를 정도였으며, 경찰은 맞아 쓰러져 있는 김정수 공무원노조 사무총장에게 방패로 내리찍기까지 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급히 병원에 후송돼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4시30분에는 수원중부서 앞에서 경찰의 폭력연행에 항의해 130여명이 수원중부서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하자 경찰은 이들을 전원 연행했다.

맹주천 공무원노조 변호사는 “경찰쪽이 오전에 연행된 사람들은 집시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오후에는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날 사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공권력의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오전 한차례 충돌 당시 경찰과 공무원노조가 뒤엉킨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때문에 전원연행 사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비인간적, 반인권적인 조합원 폭력연행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러한 국가폭력에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히 대처할 수 있도록 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투쟁, 왜
공무원노조 "제발 승진시키지 마세요"

농촌진흥청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촌진흥청지부(지부장 차영순·농진청지부)는 “올해 승진을 미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농진총지부는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으로 ‘연구지도 전문성 확보와 연구기능 활성화를 위한 독선적 승진 강행 저지, 비민주적 기관운영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을 전개해 왔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농촌진흥청이 강행하고 있는 ‘농촌진흥기관 혁신방안’. 이 방안에 따르면 연구관 퇴출이 용이해진다. 농진청지부는 “이는 농촌진흥청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연구기능 활성화가 아닌, 과도한 승진경쟁을 유발함으로써 결국 고용불안까지 야기하게 되고, 과도한 실적경쟁으로 인하여 연구의 질적 도모보다는 실적 위주의 졸속적 연구를 양상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일방적 승진강행을 철회하고 '관/사 단일직급제'를 도입해 연구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40여명의 대규모 연행사태가 발생한 25일은 농촌진흥청이 승진을 강행하기 위한 다면평가가 실시된 날이다. 농촌진흥청은 공무원노조의 집회를 피해 시간을 오전 7시40분으로 변경하는 등 승진 강행처리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