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평택만행’ 뺨치는
수원중부서 '강제연행'

[집회소식]중부서 앞 항의시위하던 공무원노조원 90여명 강제집단연행
경찰 간부, 본지 기자 사진기 빼앗으려 해

수원시민신문

중부서, 항의시위하던 공무원노조원 90여명 강제집단연행

25일 오후 4시께 수원 중부경찰서(서장 백동산)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권승복) 소속 조합원 90여명이 집단 연행됐다. 연행과정에서 전경과 사복경찰들은 심한 물리력을 동원해 부상자도 여러명 생겼다.

연행된 이들은 앞서 12시에 농촌진흥청 정문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자투쟁결의대회’ 집회참가자들로 당시 집회에서 8명이 연행된 것에 대해 석방요구와 항의를 하기위해 중부경찰서 앞으로 이동해 항의시위를 하던 중 이었다.

▲ 중부서 정문. 집회참가자들은 낮에 연행된 8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연좌해 항의시위를 시작했다. ⓒ수원시민신문

▲ ⓒ수원시민신문

집회참가자들은 농촌진흥청 집회에서 항의시위를 예고했고, 중부서는 전경으로 정문을 막고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정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는 상태에서 시위자들은 정문 앞에서 연좌해 항의시위를 시작했다.

▲ 사복경찰들이 시위대 앞 부분에 있던 조합원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수원시민신문

항의시위가 시작된 지 5분여만에 중부서에서는 한 두 차례 집회해산을 요구하는 경고방송을 한 뒤 시위대 앞에 있던 조합원들을 연행하려다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고, 곧바로 현장책임자였던 김철규 경비교통과장(경정)이 전원연행 명령을 내리자 사복경찰과 전경들은 시위자들을 모두 연행했다.

전원연행 명령이 떨어지자 사복경찰과 전경들은 물리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한명씩 연행했고, 연행과정에서 심한 물리력을 동원했다. 이과정에서 시위대를 포위하기 위해 중부서 앞 도로까지 전경대오를 진출시켜 시위대를 포위하기도 했다.

▲ ⓒ수원시민신문

연행자들은 사지가 들린 채 전경버스로 이송됐고, 여성 시위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지어 도망가는 한 시위자를 전경과 사복경찰 10여명이 쫓아가 제압한 뒤 사지를 들고 끌고 오는 등 중부서 앞은 아비규환의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중부서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대낮에 벌어진 전쟁터 같은 상황을 망연자실한 채 바라보았다.

이날 연행된 시위대에는 공무원노조 중앙 간부들을 비롯해 경기도와 수원의 노조원들이 포함돼 있고, 화성 등 인근 경찰서로 나누어 배치되었다.

경찰 간부, 본지 기자 사진기 빼앗으려 해

이에 앞서 농촌진흥청 집회에서도 중부서는 무리한 연행으로 물리적 충돌을 유도하는 등 두 차례 집회 대응과정에서 오히려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는 수준이하의 집회 대응 능력을 보였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진압과정에서 중부서가 "고통을 호소하는 연행자 모두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하지 않고 1명씩 차례대로 데려가는 방법으로 고통을 방치하였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날 낮 농촌진흥청 집회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본지 기자 신분임을 밝혔음에도 전경들의 폭력행사 장면을 촬영하는 기자의 사진기를 빼앗으려 했으며, 직접 현장에 있던 백동산 중부서장은 집회참가자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간부 엄호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얼마 뒤 백 서장은 지휘관들을 소집해 “(우리)직원들이 이렇게 다치는데 중대장들은 뭐하는 거야”라며 강경진압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중부서 앞의 무리한 강제 집단연행도 백 서장의 봉변( )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폭력 연행한 중부경찰서장과 김인식 농촌진흥청장 규탄 성명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권승복, 이하 공무원노조)은 25일 긴급성명에서 “14만 조합원들은 군사독재 시절에 있었던 사복경찰을 동원한 반인권적 폭력 연행이 자행된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폭력 연행한 수원중부경찰서장과 김인식 농촌진흥청장을 규탄”했다.

성명은 “공무원노조는 농촌진흥청의 반개혁적 승진강행, 비민주적 기관운영, 노조탄압을 분쇄하기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조합원 8명을 폭력연행하였다”며 “평화적으로 연행자 구출투쟁을 전개하던 전농 민주노총 관계자를 포함한 200여 명이 넘는 전체 집회대오를 연행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8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집회대오 100여 명을 에워싼 전경들 사이에서 갑자기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나타나 조합원들에게 급소인 사타구니를 마구 차는 등 폭력을 사용한 연행으로 8명의 연행자 모두 심한 부상을 당하였다”며 “팔을 비틀고 땅에 쓰러뜨려 발로 밟는 등 경찰이 해서는 안 될 방법으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을 굴욕적이고 폭력적으로 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비인간적, 반인권적인 조합원 폭력연행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러한 국가폭력에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히 대처할 수 있도록 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