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중앙일보 최준호2.서형식.김방현] 5.31 지방선거 결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단체장은 물론 의회까지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 의회의 집행부 견제 기능이 크게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직접 감시 강화하자"=민주당 당선자가 많은 광주.전남지역에서는 53개 시민단체가 당선자들의 공약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도시계획.여성 등 분야별로 나눠 선거 때 당선자들이 내놓은 공약 실천 여부를 수시로 점검, 올 하반기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0년 6월까지는 매년 두 차례 공약 실천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 시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내년 초에는 학계.시민.공무원노조 등이 참여하는 공약감시 전문기구를 만들어 실천율이 낮은 당선자들에게는 공개 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부산시 북구 북소리시민의정참여단은 5일부터 덕천시장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단원을 모집 중이다. 시민 15명으로 지난해 발족된 이 모임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단원 수를 늘려 구의회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순영 단장은 "특정 정당이 지방정부를 장악한 이번 선거 결과에 불안해하는 주민이 많아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견제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참여연대는 지자체의 예산 편성 과정 및 위원회 운영에 주민 참여를 늘리는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 "주민대표 소환 요건 완화를"=내년 7월 시행될 주민소환제는 주민들이 단체장과 의원을 직접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면 재신임 절차를 통해 강제로 사퇴시키는 제도다.

유권자 수를 기준으로 ▶시.도지사는 10%▶기초단체장은 15%▶지방의원(비례대표 제외)은 20% 이상의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를 청구,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 과반수 찬성이 나오면 해임된다.

하지만 청구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지방자치학회 주최로 열린 '5.31 지방선거와 향후 발전과제'세미나에서 충북대 최영출(행정학과) 교수는 "투표 청구에 필요한 서명인 비율을 2~4%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 서구의회 한진걸(열린우리당) 의원은 "다수당 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도 주민소환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서형식.김방현 기자 choi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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