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대구·경북 연설회가 열린 8일 김천 실내체육관은 박근혜 후보 출정식장을 방불케 했다.
여느 연설회와 달리 당 지도부가 앞장서 ‘당 단합’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당 소속 의원들도 대거 나와 자리를 지켰다. 김수한 경선관리위원장은 돈 공천 파문에 “국민에게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이전과 달리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선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과거 지역 연설회 동영상에서 지역공약을 포함시키던 것과 달리 “대구·경북은 제가 태어나고 추억을 쌓아온 고향이다. 반드시 승리해서 대구·경북의 품으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9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에 들어서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한 당원으로부터 멱살을 잡히고 있다. | 김문수 후보 선대위 제공
하지만 연설회장은 내내 단합이 아니라 긴장의 분위기가 지배했다. 박 후보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온 김문수 후보는 연설회 시작 전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네가 뭔데 박근혜를 욕해”라며 덤벼든 당원에게 멱살을 잡혔다. 또 김 후보와 박 후보를 대비하는 ‘남과 여’ 동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청중들 사이에선 거친 욕설과 함께 “야, 꺼라” 등의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듯 일부 지역 의원들은 박 후보 지지자들에게 자중할 것을 미리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측 김동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후보가 폭력을 당하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은 바로 극심한 사당화와 줄세우기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 조윤선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누구를 지지하든 우리 모두는 새누리당이라는 울타리에서 하나가 돼야 하는 가족”이라며 지지자들에게는 협조를, 김 후보 측엔 유감을 표시했다.
박근혜 후보는 연설에서 “산업화 시대의 공도, 과도 모두 안고 갈 것이다. 민주화 시대 공도, 과도 모두 안고 갈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을 겨냥한 지역발전 전략을 밝히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거론하기도 했다. 15분 연설 동안 박수만 26차례 터졌고, 청중은 연설 마디마디에 “박근혜”를 연호했다.
비박근혜(비박) 주자들에겐 야유는 없었지만 박수도 없었다. 김문수 후보가 연설 중 “여러분이 박근혜 후보한테 엄청 박수 많이 치는데, 감사하다. 저한테도 쳐주셔야죠”라고 박수를 유도해야 할 정도였다.
이날 비박 후보들은 다른 연설회에서와 달리 박 후보를 대놓고 비판하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는 돈 공천 파문에 “(박 후보가) 청와대로 가기 전에 깨끗하게 공천 비리 의혹을 털고, 정수장학회 문제와 측근 비리도 깨끗이 털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후보는 “우리 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공천에 돈이 왔다 갔다고 언론이 도배하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가 병들었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김태호 후보는 “(당에서) 조금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대선 승리의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인데 이렇게 오만한 모습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상수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로) 헌정을 중지시킨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공과 과를 명확하게 판단하고, 공을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체육관에는 지지자들과 지역 당원들이 몰려 8000여석을 가득 채웠다. 늦게 도착한 일부 지지자들은 입장하지 못했다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joho
홈페이지: -
조회 : 353
의견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