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42세 남성 프리랜서 작가는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가 누구인지 아직은 잘 모른다. 하지만 박근혜는 (대통령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만이 박근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 다른 야권 주자들은 상대가 안된다.”

건설업을 하다 은퇴했다는 68세 남성은 이념 대신 비전이 중요하다고 했다. “안철수는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면이 있다.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 양보할 때부터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국회의원 안해봤다고 뭐라 하던데, 정치인들이라고 특별히 대통령 자격 있나. 내가 회사를 운영해봐서 안다. 주위에 사람만 잘 두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 비전을 보고 MB(이명박 대통령) 찍었는데 주변 관리를 잘못해서 큰 실수를 했다. 안철수는 나을 것 같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구직 중이라는 40세 남성은 여권 지지자였다. “생활하느라 바빠서 정치를 자세히는 모른다. 다만 안정을 선호하기 때문에 지금 정권의 결과물이 차기로 이어질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된다면 (안철수 같은)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안철수에 대해 궁금하고, 알고 싶다.”

25세 대학교 4학년생(남)은 ‘보수는 아닌 것 같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무릎팍도사>에 나온 걸 보고 호감을 갖게 됐다.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할 때 다시 눈에 띄었다. 아직 지지하는 수준은 아니고, 책 읽고 공약도 살펴본 뒤 결정할 생각이다. 우리 또래는 기존 정치에 대한 인상이 나쁘다. 친구들끼리 정치 얘기 나오면 새누리당은 아예 제외고, 그나마 야당 쪽인데 여긴 또 대안이 없다.”

23세 여대생은 ‘진보 성향’이라면서도 “진보정당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안철수 책을 많이 읽기에 샀다. 대체로 리더십에 호감을 갖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전에는 문재인에게 관심이 있었는데, 안철수가 대선에 나온다니까 관심이 떨어졌다.”

30~40대로 보이는 여성 3명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정치를 잘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래서 이 연령대 여성 2명과 따로 전화통화를 했다.

38세 연구원은 컴퓨터 업계에서 일한 적이 있어 오래전부터 안 원장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대선에 나온다면 투표할 생각이다. 안철수 외 다른 주자들 중에는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 안철수가 만드는 나라는, 지금처럼 기존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국가는 아니지 않을까. 좀 더 합리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출마선언을 미루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치를 해본 분이 아니고, 쉽게 공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심사숙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45세 주부는 교보문고에서 만난 작가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무릎팍도사> 보고 ‘사람이 괜찮다’고 생각했고, 서울시장 후보 양보했을 때 결정적으로 정치인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박근혜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호감이 간다. 안철수가 없으면 무조건 박근혜가 되는 것 아닌가.” 전문가들의 비판론도 반박했다. “출마선언이 늦어진다고 문제삼던데, 나는 대통령감이니 나를 찍으라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나를 대통령감이라고 얘기해주면 그때 하겠다는 것이 문제가 되나. 물론 경쟁자들은 불안하겠지만…. 정치경험이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에게 그렇게 많은 자질이 필요한가. 제대로 된 역사의식,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정치는 별로…’라던 주변 아줌마들도 안철수는 괜찮다고 하더라.”

내가 이야기를 나눈 7명이 2012년의 한국 대중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대중이 늘 옳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화에서 얻은 소득은 있다. 기성 정치권이 안철수 현상을 극복하고 싶다면, 안 원장이 재벌 2·3세들과 함께했다는 브이소사이어티 같은 데 매달릴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라리 <안철수의 생각>을 꼼꼼히 읽든지, 온라인서점에 올라온 독자 리뷰나 댓글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안철수의 힘>에서 “안철수 현상은 그간의 과오와 모순이 누적된 한국 정치의 숙명”이라 했다. 안철수 현상을 ‘신화화’한 감은 있으나, 상당히 타당한 분석이라고 본다. 검증도 중요하지만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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