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무원이 금품을 받았을 경우 대가성과 상관없이 처벌하고, 제3자가 공무원에게 부정 청탁을 했을 때 청탁한 사람까지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입법 예고했다.
이 법은 대법관 출신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법안이어서 일명 '김영란 법'으로 불린다.
권익위는 "김영란 법은 대가성이 없으면 돈을 주고받아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등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11월까지 국무회의를 통과시킨 뒤 법안을 국회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란 법이 현행법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공무원이 5만원 이하의 경조사비를 제외한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을 경우, 대가성과 금액에 상관없이 무조건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3년 이하의 징역과 수수한 금품의 5배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수수액이 100만원 이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김영란 법의 또 다른 특징은 금품을 주지 않았더라도 공무원에게 위법한 결정을 요구하는 등의 '부정 청탁'을 했다면, 청탁을 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부정 청탁을 했을 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공무원이 또 다른 공무원에게 부정 청탁을 했을 경우에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
이 법안은 공직자가 불법·부당한 청탁을 받으면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나, 정작 기관장이 인사 등을 포함한 각종 청탁을 받을 경우 어디에 신고를 하고 사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공무원뿐만 아니라 부정 청탁을 한 사람까지도 처벌할 수 있어야 부정 청탁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영란 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측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에게 각종 청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인데, 그들이 과연 이 법을 통과시켜 주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대가성 없는 금품 수수까지 처벌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너무 가혹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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