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이 지자체 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나서 공무원노동조합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논공행상을 놓고 당과 지자체가 갈등을 겪고 있다.

대구시공무원노조는 한나라당이 김범일 대구시장 당선자측에 대구시 요직에 한나라당 출신을 대거 영입할 것을 주문하는 등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16일 폭로했다. 대구시는 한나라당이 지자체 당선자측에 정무부시장은 물론 행정·별정 복수직렬인 일부 국장과 의회전문위원 자리까지 당 출신을 임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요구는 대구경제의 심각성을 의식, 정무부시장을 외자유치전문가 등 경제통으로 임명하려고 했던 김당선자의 방침을 당이 뒤흔드는 것이다. 이에 일선 공무원들은 지나친 시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서울에서 김범일 대구시장 당선자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가진 예비당정협의회에서 이달 말 임기가 완료되는 보건복지여성국장 자리까지도 당내 인사에게 주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국장 후보로는 한나라당 대구시당 간부인 이모씨가 거론됐다. 고위직뿐 아니라 의회전문위원(별정 4급)들과 일부 사무관 자리마저도 당 출신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 공무원노조는 성명에서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선물로 별정직 공무원들을 대구시에 대거 임명하려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 나가야 할 공직사회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범일 당선자측은 정당의 외압설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한 채 “인사는 소신껏 할 테니 지켜봐달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도 기초단체 의장단 구성에까지 당이 간섭한다면서 시민단체가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반발했다. 지난 14일 진주YMCA는 ‘진주시의회 의장단 선출에 대한 논평’에서 “당의 공천에 따라 시의원이 됐으므로 의장단 구성도 당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장단 선출과정에 당의 입김이 작용하면 시민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태우·권기정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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